발전회사 사명 변경이 또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20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발전회사 내부에서 사명을 변경을 위한 사전작업이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동서발전은 현재 새로운 사명 사내 공모절차에 들어갔으며, 한국중부발전은 CI변경을 진행 중이다. 이 밖에 다른 발전회사들도 사명변경을 신중히 검토 중이다.
발전회사들이 사명변경을 추진하는 것은 시장형 공기업으로 전환한 올해를 사명변경의 적기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5월 한국전력의 경영평가를 마지막으로 정부경영평가 대상으로 바뀌면서 사명 변경에 대한 요구는 높아지고 있다.
발전회사의 사명 변경은 10년 전 한국전력 발전부문 분할 이후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동안 발전회사들은 몇 차례 사명 변경을 추진했지만 번번이 원점으로 되돌아 왔다.
현재 발전회사들의 사명은 각사가 보유하고 있는 대표 발전소의 지역에 따라 붙인 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발전 식이다. 분할 초기 민간기업 매각을 염두에 두고 매각 후 사명변경이라는 로드맵에 급조한 사명을 10년째 쓰고 있다. 현재 각 발전사들의 한해 매출이 4~5조원에 달하는 시점에서 민간 매각은 물 건너갔다는 게 중론이다. 이에 회사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사원의 자부심 고취, 해외사업 확대 차원에서 독자적인 사명 변경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최근의 사명변경 움직임은 과거와는 그 의도나 분위기가 판이하게 다르다는 점이다. 과거 발전회사들은 회사명 앞에 ‘한전’의 이름을 쓰고 싶어 했다. 실제로 발전회사들은 ‘한전○○발전’을 새로운 사명으로 추진한 바 있으며 일부 임원들은 ‘한전○○발전’이라는 명함을 따로 가지고 다니기도 했다.
반면, 지금은 굳이 ‘한전’의 이름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분위기다. 업계 일각에서는 시장형공기업 경쟁체제로 가는 상황에서 한전 이름을 계승하기 보다는 더욱 진취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사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해 한전기술·한전KPS·한전KDN이 영문사명을 각각 KEPCO E&C·KEPCO KPS·KEPCO KDN으로 변경한 것과 달리 발전회사들은 영문사명에 ‘KEPCO’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한국전력의 경영평가 종료, 시장형 공기업 전환, 새 비전 수립 등 사명 변경을 위한 조건은 그 어느 때보다 좋다”며 “어느 한 곳에서의 사명 변경이 도미노 현상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밝혔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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