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412억달러. 부품소재 산업 흑자 규모는 779억달러에 달했다. 타 산업의 적자를 흑자로 돌린 효자이자, 한국을 먹여 살리는 주력 산업인 셈이다.
21일 지경부가 자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1년 부품소재특별법 시행 이후 10년이 흐른 지금 매출 2000억원 이상, 수출 1억달러 이상 중핵기업 수는 지난 2004년 155개에서 지난 2009년 241개로 급증하는 등 큰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좌담회 몇면>
부품소재 산업 무역 흑자는 지난 2006년 국내 전 산업분야 흑자를 합친 규모를 뛰어넘었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지난 2009년에도 전체 수출액은 13.9% 급감했지만 부품소재 산업은 절반 수준인 6.8% 줄어드는 데 그쳤다. 전체 수출품 가운데 지난 2001년 부품소재 수출 비중은 41.2% 정도였으나, 지난해는 절반 가까운 49.1%로 증가했다. 지난 10년간 정부가 연구개발(R&D) 자금으로 투입한 1조3000억원은 6조1000억원에 이르는 매출을 유발시켰다. 부품소재 산업이 국책 R&D 과제 평균 사업화 성공률 45%보다 훨씬 높은 65%에 육박했기 때문이다.
개별 품목과 기업을 살펴보면 달라진 위상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정부 선정 세계 일류 상품 가운데 부품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1년 30.8%에서 지난해 44%로 늘어났다. 산업 고도화 수준을 엿볼 수 있는 특허 확보 건수는 지난 10년간 무려 3348건에 달했다. 지난 2007년부터 정부가 기업 간 인수합병(M&A) 지원 사업을 펼친 결과 4년간 21건, 금액으로는 4275억원 규모의 M&A가 성사됐다. 다만 여전히 소재 산업 분야에서 해외 수입 의존도가 높은데다, 생산 기반 기술 분야의 이른바 ‘뿌리 기업’들이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점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김재홍 지식경제부 성장동력실장은 “지난 10년간 국내 부품소재 산업이 기초 체력을 강화하는 시기였다면 이제 일본·독일 등 해외 선진국을 따돌리는 세계 최고를 지향해야 할 때”라며 “국회 계류 중인 부품소재특별법 개정안은 미래 10년을 준비하기 위한 기반으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