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현장]지갑없는 세상, 휴대폰이 만든다

[창의현장]지갑없는 세상, 휴대폰이 만든다

 훼미리마트 서울 강남점. 유동 인구가 많아 항상 북적이는 곳이다. 사무실에서 일하다 필요한 상품을 사러갔다가 계산대에서 ‘아차’ 하고 당황한 경험이 종종 있을 것이다. 바로 지갑 때문이다. 간편한 복장으로 일하다가 부랴부랴 편의점을 찾다보면 지갑을 챙기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훼미리마트는 다르다. 더 이상 결제를 위해 지갑이 필요 없다. 휴대폰만 있으면 그만이다. 모바일 결제업체 모빌리언스와 공동으로 구축한 모바일 결제서비스 ‘엠-틱(M-Tic)’ 덕분이다.

 엠-틱 서비스는 예상과 달리 휴대폰으로 통화하는 것만큼 간편했다. 유사한 서비스인 휴대폰 결제에 비해서도 훨씬 편리했다. 먼저 ‘안드로이드 마켓’과 ‘앱스토어’ 또는 ‘매직N’에 접속해 앱 ‘M-Tic’을 내려받는다. 이어 훼미리마트에서 상품을 구매할 때 휴대폰에 있는 바코드만 보여주면 그만이다. 지갑 챙기고 금액 확인하고 매장 직원에게서 거스름돈을 받는 모든 과정을 휴대폰 하나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거스름돈 동전으로 주머니가 불룩해지거나 무거워질 일도 없는 점은 덤으로 얻는 혜택이다.

  최근 근거리통신(NFC)으로 모바일 결제서비스가 관심이 높지만 모빌리언스와 훼미리마트는 이미 4월에 모바일 결제서비스를 시작했다. 엠-틱은 NFC의 방식과 사용법이 다르지만 편리함과 보안 면에서 이미 합격점을 받았다.

 서비스 작동 원리도 간단하다. 앱에서 해당 상품의 바코드를 생성해 리더로 읽고 이를 계산대의 POS에서 결제해 주는 식이다. 바코드에는 사용자 인증정보가 포함돼 있으며 비밀번호로 매번 새로운 일회용 바코드를 만들어 준다. 그만큼 보안성도 뛰어나다. 요금은 다음 달 휴대폰 요금에 합산 청구된다.

 모빌리언스 문정식 대표는 “엠-틱은 지갑과 현금이 없는 상황에서 휴대폰만으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용하는 서비스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상용화했다”며 “후불 결제서비스 진출을 시작으로 주요 매장에서 휴대폰 결제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가맹점 확충과 기술, 서비스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 변을경 과장은 “휴대폰으로 결제할 때 필요한 ISP 안전결제 절차나 승인번호 입력, USIM칩 설치 또는 금액 충전 등의 번거로운 과정이 필요없다”고 덧붙였다.

 ‘엠-틱’은 훼미리마트 전국 5800여 매장에서 대표 결제 수단의 하나로 사용 중이다. 반응도 나쁘지 않다. 4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 후 어플을 내려 받은 사용자가 5만 명을 넘어섰으며 매월 사용액 면에서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모빌리언스는 앞으로 화장품·커피전문점·제과점·패스트푸드점 등 다양한 오프라인 사용처로 가맹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보광훼미리마트 측은 “처음에는 고객 편의 차원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매장에서 꼭 필요한 결제 수단으로 자리잡았다”며 “휴대폰이 지갑을 대체할 날이 멀지 않았다”고 힘 줘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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