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 선진지수 불발 불구 지수 상승

 한국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시장 편입이 세차례 연거푸 좌절됐지만 시장에는 별 영향을 주지 않았다.

 22일 MSCI가 자사 웹사이트를 통해 ‘한국과 대만이 MSCI 이머징지수’로 유지될 것라고 밝혔지만 국내 증시는 오히려 이틀 연속 상승세를 탔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전일보다 15.73포인트(0.77%) 오른 2063.90, 4.20포인트(0.91%) 오른 463.77에 장을 마쳤다.

 이날 MSCI는 한국과 대만의 선진지수 승격 여부를 2012년에 다시 심사하기로 했다. MSCI 지수는 미국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의 자회사 MSCI 바라사가 작성해 발표하는 글로벌 주가지수로 전 세계를 대상으로 투자하는 대형 펀드들의 주요 운용 기준으로 활용된다.

 MSCI는 한국과 대만을 이머징지수로 유지한 이유로 외환 자유화가 충분하지 못한 점과 외국인의 국내 투자를 위한 외국인 투자등록제도의 경직성, 시세 데이터와 관련한 반경쟁적인 관행을 꼽았다.

 일단 MSCI가 요구한 조건들을 놓고 보면 당분간 합의점을 찾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나라 정부로선 외환 자유화 조건을 충족하는 대신 대차거래를 허용했고, 외국인 투자등록제도 역시 동일 ID인 경우 인증절차만 거치면 다른 상품 투자 시 별다른 걸림돌이 없도록 개정했다. 가장 큰 걸림돌은 MSCI가 시세 데이터와 관련 반경쟁적인 관행으로 꼽은 시세 데이터의 무료이용인데 이는 FTSE나 S&P와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점에서 합의가 어려운 상황이다. 거래소는 국내 증시 시세 데이터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지니고 있어 외국에서 이를 활용한 금융상품을 만들면 거래소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는 견해다.

 증시관계자는 이에 관해 MSCI 선진지수 편입은 시간의 문제일뿐 조바심을 낼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세계증시가 혼조에 빠진 가운데 우리나라 증시는 일본 지진 이후 전 세계 상승률 1위를 기록하면서 이미 선진지수에 편입시킨 FTSE나 S&P의 투자자들이 수익을 내고 있다”며“MSCI도 투자자의 입장을 고려할 때 마냥 편입을 늦추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MSCI 선진지수에는 최근 재정 문재가 불거진 그리스나 포루투갈이 포함됐다.

 아울러 MSCI 선진지수 편입에 따른 ‘명과 암’을 따져야한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MSCI 선진지수 편입이 국내 증시에 23조원가량이 편입되면서 자금 유입 효과가 있지만 외환 변동성이 커지는 등 경제 전반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