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2.1/1.8㎓, 800㎒ 주파수 동시 경매를 추진하되 2.1㎓ 대역에서는 SK텔레콤과 KT의 참여를 배제하기로 확정함에 따라 이통 3사 간 희비가 엇갈렸다.
LG유플러스는 이를 계기로 4세대(4G) 이동통신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SK텔레콤과 KT는 당초 1순위로 선호했던 2.1㎓ 주파수 경매에 참여하지 못해 아쉬움을 표하는 동시에 나머지 두 대역에 대한 검토작업에 착수했다.
◇LG유플러스+웃고, SKT·KT는 아쉬움=이통 3사가 치열한 확보 경쟁을 벌였던 2.1㎓ 대역을 사실상 확보한 LG유플러스는 “공정경쟁 환경조성과 LTE 활성화에 대한 정책적 의지를 보여준 바람직한 결정이었다”며 “방통위의 정책적 의지에 적극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과 KT는 아쉬움을 표했다. SK텔레콤 측은 “주파수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보다는 사업자 간 형평 원칙만이 강조된 점과 경매제 취지와 소비자 편익을 고려하지 못한 점을 상당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KT는 “발굴 가능한 주파수 모두를 동시에 경매하고 2.1㎓ 대역에서 이미 50% 이상을 보유한 SK텔레콤의 참여를 제한한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추가 주파수 확보가 시급한 KT도 2.1㎓ 입찰 참여를 제한한 것은 다소 아쉬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계획 수립 착수=LG유플러스는 2.1㎓ 주파수를 확보하면 적극적인 LTE 투자를 통해 4G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다. 다만 투자시기는 유동적이다. 다음 달 800㎒ 대역에서 LTE 서비스를 새로 시작하는 만큼 2.1㎓ LTE 투자는 추가 주파수 수요가 발생하는 1~2년 뒤가 될 전망이다.
방통위가 주파수 할당 조건으로 3년 이내 전국망 평균 기지국 수 대비 15% 이상의 망 구축 의무를 부여했기 때문에 늦어도 2013년에는 본격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점쳐진다.
반면에 SK텔레콤과 KT는 1.8㎓, 800㎒ 두 대역을 놓고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 SK텔레콤은 800㎒, KT는 1.8㎓ 대역에서 각각 서비스를 제공 중인 만큼 광대역 주파수 확보 차원에서 기존 보유대역을 추가 확보하는 방안과 갈수록 다양화되는 글로벌 주파수 동향에 맞춰 신규 주파수 대역을 확보하는 두 가지 방안이 동시에 검토되고 있다.
두 회사는 상대회사의 동향을 살피며 아직 이렇다 할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용자에게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대역을 확보하겠다는 원론적인 수준의 입장이다.
◇SKT·KT 가격경쟁 주목=LG유플러스가 단독 응찰할 2.1㎓ 대역은 최저경쟁가격인 2610억원이 그대로 낙찰가로 이어질 전망이다. 관심은 SK텔레콤·KT가 동시오름 입찰을 통해 경쟁할 나머지 두 대역이다.
동시오름 입찰은 복수 대역을 동시에 경매하되 1회 이상의 입찰과정(라운드)을 거쳐 낙찰자를 정한다. 입찰자는 매 라운드 경매대역 중 1개에 입찰할 수 있고, 특정 라운드에서 최고가 입찰자가 되면 그 이후 라운드에서는 다른 최고가 입찰자가 나타날 때까지 추가 입찰이 불가능하다.
매 라운드의 입찰가는 3% 범위에서 상향 제안이 가능하다. 모든 주파수 대역에서 추가 입찰이 없을 때 경매는 종료된다. 따라서 SK텔레콤과 KT는 1.8㎓, 800㎒ 대역에 동시에 응찰하면서 매 라운드 진행결과를 지켜보며 마지막에 진짜 자신의 카드를 꺼낼 공산이 크다.
한편으로는 이들 두 회사가 담합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각 사가 가격경쟁을 피하기 위해 선호대역을 미리 내정하는 것이다.
담합의 특성상 이를 사전에 적발하기 힘들다. 사업자가 언론 등을 통해 미리 선호대역을 공개해 상대회사에 메시지를 전하는 방법도 있어 방통위로서는 사전에 담합 시도를 차단하는 것이 성공적인 경매 실시를 위한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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