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인플레 조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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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경제에 인플레이션의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다.

 물가가 3년 사이에 최고로 올랐고 제조업 생산이나 수출 성장세는 뚜렷하게 둔화됐다. 농촌을 중심으로 생활필수품 가격 상승이 두드러지면서 서민의 생활이 점점 어려워진다. 중국 금융 당국은 지불준비율과 기준 금리를 높여 인플레를 막으려 하지만 악재가 많아 전망은 불투명하다.

 26일 주요 외신을 종합해보면 최근 중국의 인플레 가능성이 감지된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5.5% 상승했다. 이는 2년 10개월 만의 최고 수치다.

 예년에 비해 최근 물가 상승에서 더욱 인플레가 우려되는 대목은 지역과 품목이다. 도시보다 농촌의 물가 상승 폭이 더 크다. 5월 도시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5.3%인데 비해 농촌은 6.0%에 달한다. 공산품보다 식료품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른 점도 부정적이다. 중국인 식탁에 빠지지 않는 돼지고기의 5월 가격은 2010년 5월보다 40%나 급등했다.

 치솟는 물가는 저소득층의 불만을 부추겼다. 지난 10일부터 12일 밤까지 사흘 간 광저우시 인근에서는 통제가 심한 중국에서는 보기 드물게 빈민층의 폭력 시위가 일어나기도 했다. 폭동 조짐이 일어난 광저우시 인근에서는 돼지고기 500g이 1년 전보다 두 배인 13.5위안에 판매됐다.

 중국 정부는 인플레 우려에 강도 높은 금융 대책을 내놨다. 은행의 지불준비율과 기준금리를 모두 올리는 조치다. 시중에 풀린 자금을 회수하고 수입품 가격 인상을 막으려는 조치지만 내수 시장의 경색이 불가피하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20일 시중 은행의 지불준비율을 21.5%로 0.5%포인트 높였다. 올해 들어 벌써 6번째 상승이며, 역대 최고 수준이다. 2010년 초 지불준비율은 16% 수준이었지만 11월 17.5%로 조정된 이후 6개월 만에 8차례에 걸쳐 4% 포인트나 높아졌다.

 기준 금리도 인상 기조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경기 침체의 우려에도 중국 금융 당국은 작년 10월 이후 기준 금리를 4차례 올렸다. 시중 자금이 줄어들면서 자동차나 가전의 판매가 위축, 5월 공업생산지수는 3월보다 1.5% 포인트 하락했다.

 6월 전망은 더 어둡다. 소비자물가지수는 6% 상승이 예상된다. 인민은행 기관지 금융시보는 사설에서 “물가 상승 우려 때문에 당분간은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주요 외신들은 “중국의 경제 정책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 물가는 오르면서 경기가 위축되는 전형적 인플레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라고 내다봤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