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영수회담 계기로 국정 혼란 종식을

 이명박 대통령과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오늘 만난다. 3년만의 영수회담이다. 대학 등록금 문제, 일자리 대책, 추가경정예산, 가계 부채, 저축은행 사태, 한미 및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등이 의제다.

 거의 민생 현안이나 의견 접근이 쉽지 않아 보인다. 한미 FTA 입장 차이는 여전히 팽팽하다. 한나라당은 정부와 협의도 없이 대학 등록금 인하 계획을 발표, 민주당으로부터 ‘회담 김 빼기’라는 비판을 샀다. 다른 현안도 합의가 쉽지 않다. 이 대통령과 손 대표가 별다른 결론 없이 돌아설 수도 있다. 이래선 곤란하다.

 요즘 국정은 혼란 그 자체다. 정치권은 대책 없는 인기영합주의(포퓰리즘) 정책을 내지른다. 특히 여당은 청와대는 물론 정부와 협의도 없는 정책을 쏟아낸다. 청와대의 정책 조정 기능은 마비 상태다. 정부부처는 정치권과 여론의 눈치만 살핀다. 심지어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표방한 현 정부와 재계가 갈등한다. 정치권과 정부가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이를 더 야기하는 형국이다.

 영수 회담이 별 소득 없이 끝나면 이 혼란은 지속된다. 더 시끄러워질 수 있다. 이 대통령과 손 대표가 구체적인 결론이 없더라도 통 크게 합의하고 국정 파트너임을 확인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줘야 국정 안정을 되찾을 수 있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공방이 치열하다. 정당 자체가 권력을 잡기 위한 집단이니 탓할 게 아니다. 하지만 지금의 공방에 술책만 있고 정책이 없다. 준엄한 국민의 심판대에 서로 먼저 오르겠다고 날뛰는 양상이다. 여당과 야당은 회담을 계기로 빨리 정책 대결로 돌아오라. 누구에게 미래를 맡길 것인지 판단할 수 있게 하라. 유권자들이 오늘 회담과 향후 행보를 매의 눈으로 지켜본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