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SK텔레콤은 모든 가입자에게 기본요금 1000원을 깎아주고, 문자메시지 50건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국민의 통신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방송통신위원회와 SK텔레콤이 협의해 마련한 이동통신요금 인하 방안입니다.
방통위는 여기에 휴대폰 블랙리스트 제도 등도 함께 도입해 통신비 부담 감경에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휴대폰 유통구조가 개선되고 이용자 편익도 제고된다고 하네요.
휴대폰 블랙리스트 제도가 무엇인 지, 이 제도를 도입하면 이용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 지 알아보겠습니다.
Q : 휴대폰 블랙리스트 제도가 무엇인가요?
A : 이 제도는 사용자가 이동통신 사업자를 통하지 않고 직접 단말기를 구입한 후 원하는 이통사에 가입해 휴대폰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지금까지 휴대폰 구입 방법은 이통사에 등록된 휴대폰만 개통될 수 있는 화이트리스트 제도를 채택하고 있었습니다. 즉, 현행 화이트리스트 제도에서는 휴대폰 개통에 관한 전권을 이통사가 가지고 있지만, 블랙리스트 제도는 소비자가 자유롭게 휴대폰을 구입해 사용할 수 있는게 다릅니다. 기존의 휴대폰유통구조(제조사→통신사→대리점→판매점→소비자)가 제조사→소비자로 단순화되는 것입니다.
블랙리스트 제도가 도입되면 소비자은 이통사 대리점이 아닌 곳에서도 휴대폰을 구입하고, 원하는 이통사를 선택하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이 제도를 통해 휴대폰 구매와 이통사 가입이 분리된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Q : 휴대폰 블랙리스트 제도가 도입되면 무엇이 달라집니까?
A : 소비자가 휴대폰을 이통사 대리점이 아닌 다른 곳에서 구입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소비자의 선택권이 큰 폭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휴대폰 개통의 권한을 쥐고 있는 이통사의 힘은 약해지고 휴대폰 제조업체가 목소리가 커지겠지요. 이렇게되면 소비자를 잡기 위해 제조업체간 휴대폰 가격 경쟁이 불가피해질 것입니다. 이는 소비자에게 휴대폰 구입 비용이 줄어드는 것이나 다름없지요. 뿐만 아니라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한 이통사간 경쟁으로 인한 이동통신 품질 향상 효과까지 기대해볼만하죠.
또 휴대폰 재활용 문제를 해소하는 데 큰 전환점이 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불과 1년도 쓰지 않은 휴대폰이 넘치는 상황에서, 중고 휴대폰을 내가 원하는 이통사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Q : 부작용도 있을까요?
A : 새로운 제도가 시행되면 이전 제도와의 차이로 인해 익숙하지 못한 환경으로 인한 불편함도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현재는 이통사 대리점에서 단말기를 구매하는 동시에 개통까지 원스톱으로 해결하고 있는데, 블랙리스트 제도가 도입되면 소비자는 2곳 이상(휴대폰 판매점, 이통서비스 개통대리점)을 방문해야합니다. 한 곳에서 하던 일을 두 곳에서 해야 하는 수고를 감수해야죠.
휴대폰 분실시 사고 위험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지금은 가입한 이통사에만 신고하면 타인의 불법 사용 등을 차단할 수 있지만, 블랙리스트 제도 아래에서는 휴대폰을 분실한 개인이 직접 경찰서 등에 신고해야 하는 불편이 발생합니다.
블랙리스트 제도가 소비자 복지에 역행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통사가 가입자에게 단말기보조금 및 서비스 할인율을 적용 받고 있는 데 이 제도가 도입되면 이를 줄일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휴대폰 가격은 인하될 수 있겠지만 이통사가 각종 소비자 혜택을 줄이면서 결국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실질적인 인하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관련 도서>
◇ ‘휴대폰 알고보면 우습다’ 옥윤철 지음, 세화 펴냄
휴대폰 초보자는 물론 기술자를 위한 교양 도서. 휴대폰 사용 과정에서 궁금할 수 있는 질문을 담고 있고 통신의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상식적이고 직관적으로 내용을 설명한다. 휴대폰을 통해 사용하고 있는 부가서비스의 원리, 사용상 문제가 될 수 있는 요금제도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 앞으로 전개될 신기술 분야, 유망 신기술, 그리고 미래사회에 도래할 문제점 등도 다루고 있다.
◇ ‘휴대폰 유행코드 99’ 최효진 지음, 성안당 펴냄
어렵고 복잡하게 느껴지는 모바일 콘텐츠의 기본 부분부터 최신 서비스까지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다. 폰 코디네이션, 폰카, 메시지 서비스, 엔터테인먼트, 생활정보 등으로 모바일 콘텐츠를 분류해 언제, 어디서든 필요한 부분만을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싸이월드와 같은 미니홈피 등과 같은 1인 미디어를 휴대폰으로 활용하는 방법과 폰카, MP3 등의 활용 방법도 담고 있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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