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무선통신기기용 안테나를 주력으로 사업을 전개했으나 앞으로는 소재사업은 물론이고 가정용 멸균기 등 일반 소비자 시장에도 적극 진출할 생각입니다. 사실상 제2의 창업을 한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습니다.”
휴대폰용 안테나 전문업체인 EMW의 류병훈 대표는 요즘 회사의 장기 비전을 새로 수립하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기존의 안테나 위주 사업으로는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힘들다고 보고 사업 다각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
EMW의 최근 행보는 상당히 공격적이다. 우선 민수 위주에서 탈피해 군수 시장에 적극 진출할 계획이다. “4G(4세대), 근거리무선통신(NFC) 등 새로운 통신 분야 안테나 기술을 이미 확보해 4G 이동통신 시장 진출 준비를 마친 상태입니다. 여기에 안테나용 자성체 및 메타 머트리얼 설계 기술을 바탕으로 안테나의 광역화와 소형화도 구현했기 때문에 군납 시장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류 대표는 EMW의 기술력으로 군납 시장 개척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류 대표는 소재 및 소자 사업에도 본격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페라이트 소재를 자체 개발한데 이어 휴대폰 등 각종 디지털 정보기기 핵심 전자부품인 ‘파워 인덕터’도 개발 완료, 조만간 양산 체제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자체 개발한 2차전지 ‘공기아연전지’도 올해는 꼭 사업화하겠다는 의욕을 보였다. “오랫동안 공기아연전지 개발에 공을 들였습니다. 공기아연전지는 리튬전지 대비 2배 이상 용량을 갖고 있는데다 발화하거나 폭발하지 않는다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최근 미군이 각종 통신기기 등 장비에 공기아연전지를 채택하고 있을 만큼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기술입니다. 하지만 국내에선 공기아연전지 기술이 오래 전에 개발된 기술이라며 폄하하는 분위기입니다.”
류 대표는 공기아연전지 분야 국내 인식이 너무 부족해 안타깝다며 조만간 모종의 거사(?)를 준비 중이다. 전기자동차에 공기아연전지를 장착해 서울에서 대전까지 직접 운전해 가겠다는 것. CEO가 공기아연전지를 장착한 전기자동차를 직접 운전한다면 공기아연전지에 관한 국내의 인식이 좋아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공기아연전지 사업을 위해 지난 2006년 ‘EMW에너지’라는 자회사도 설립했다. 류 대표는 “앞으로 자동차 업체와 제휴해 전기자동차에 공기아연전지를 탑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플래시 등 방재용 제품에 공기아연전지를 내장해 내수 시장에 공급하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공기아연전지의 미군 납품도 추진한다.
EMW는 공기아연전지를 개발하면서 확보한 백금 촉매 기술을 바탕으로 공기살균 및 멸균 시스템도 개발했다. 공기 중 세균이나 냄새를 제거해 주는 제품이다. 류 대표는 “하반기부터 공기 살균 및 멸균 시스템을 가정용 제품으로 판매할 계획”이라며 “소비자용 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하는 것이어서 부담이 크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류 대표가 ‘꿈을 꾸는 경영자’이지만 또 다른 한편에선 ‘뚝심 있는 경영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