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페이스북 등 해외 대형 인터넷기업이 하반기 현지화를 통한 국내 시장 진입에 박차를 가한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글과 페이스북이 내달부터 국내서도 자체 플랫폼에서의 콘텐츠 구매 결제 과정을 간소화하기로 했다. 국내 사용자들도 보다 쉽게 이들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글로벌 스탠더드 서비스 정책을 고수하던 이들 기업들이 국내 시장을 겨냥한 플랫폼 현지화 작업을 본격 시행, 시장 파급력에 관심이 쏠렸다. 관련 콘텐츠 및 애플리케이션 개발사들도 시장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면서 구체적인 현지화 정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페이스북은 자체 가상화폐 ‘크레딧’을 통한 온라인 결제를 다음달 중 한국 등 13개 국가에서도 시작한다. 현재 해외 사용자들은 신용카드나 페이스북 휴대폰 결제 서비스와 연동한 현지 과금 결제 서비스로만 크레딧을 이용할 수 있었다. 일부 해외 사용자들에게는 여전히 크레딧 구매 기능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내달부터 현지 사정에 맞는 다양한 결제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구글의 자회사 구글페이먼트코리아도 최근 통신과금서비스 제공자로 등록, 이르면 내달부터 안드로이드마켓에서 구매한 애플리케이션 요금을 이동통신 고지서에 통합 과금한다. 신용카드로만 결제할 수 있는 지금보다 결제 과정이 단순해져 사용자들이 편리하게 앱을 살 수 있다.
현지화보다는 글로벌 운영 기준의 국내 적용에 초점을 맞추던 이들 기업이 보다 적극적인 현지화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에서 해외 SNS 사용자가 늘어나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70%를 넘어서는 등 국내 시장 성장에 따른 대응이다.
구글과 페이스북의 글로벌 플랫폼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된 국내 앱 개발사 및 콘텐츠업체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소셜게임 개발사 관계자는 “페이스북 게임에 크레딧 시스템을 적용한 후 매출이 10배 이상 늘어난 사례도 있다”며 “국내서도 크레딧 결제 시스템이 지원되면 소셜게임 활성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에 게임 개발사들이 게임 내 화폐 단위로 크레딧을 사용하면, 게임 내 경제권을 페이스북에 넘겨주는 셈이란 우려도 나온다.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 기반 앱 개발사들도 구글의 ‘인앱(in-app) 구매’ 정책의 실체에 관심을 쏟고 있다. 특히 게임법 개정에 따라 조만간 국내 안드로이드마켓에도 게임 카테고리가 열리면 구매 절차 간소화 효과와 맞물려 국내 시장 성장이 기대된다.
반면에 구글의 구체적 결제 정책에 따라 앱 개발사에 미치는 영향은 달라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구매한 앱에서 추가로 아이템이나 콘텐츠를 사는 인앱 구매 정책이 아직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앱 개발사 관계자는 “안드로이드마켓 콘텐츠의 휴대폰 통합과금으로 사용자 편의성은 개선될 것”이라며 “인앱 결제에서 구글 결제 수단만 허용한다면 수수료 부담이 늘어 개발사 수익은 기대보다 적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