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액의 등록금을 둘러싸고 정치-사회적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한 사립전문대학이 5년 동안 사용한 법인카드 내역과 등록금 유용 내용이 방송에 공개되자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28일 방송된 MBC 시사프로그램 `PD수첩`에서는 경기도 여주군에 위치한 여주대학교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공개하며 대학 이사진들의 무분별한 등록금 사용 실태를 집중 고발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여주대학에서 지난 5년간 사용된 법인카드의 사용 내역을 분석해 학생들의 등록금이 마구잡이로 사용되고 있는 실태를 파악했다.
경기도 여주군에 위치한 여주대학의 2010년도 전체 예산은 470억 원으로 등록금 의존율이 84.8%에 달한다. 그러나 재단 전입금은 2010년도 기준 1000만 원으로 전체 예산의 0.02%에 불과하다.
PD수첩은 여주대학의 법인카드 전체 사용 내역 2만 5720 건을 분석한 결과 강남 일대의 마사지 업소, 커피 전문점, 일식집 등에서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수원에 위치한 한 일식집에서는 57회에 2500만 원, 화성시 한정식당에서는 한 달 평균 5~6회, 총 121회에 1600여만 원을 사용했다. 또 의류 구매, 백만 원대의 회식과 트랜스젠더바, 룸살롱까지 드나든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 사립학교법에는 재단회계와 대학회계가 분리돼 재단법인 관계자는 교비를 사용할 수 없다.
이 뿐만 아니라 취재 결과 여주대학 정 모 전(前) 이사장은 집 주변의 마트, 약국, 커피전문점, 식당은 물론 해외를 오가며 공항 면세점에서 법인 카드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이사장의 부친 묘소와 선산 관리에도 학교 교비가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정작 학교 측에서는 누가 어떻게 사용했는지 구체적인 답변을 꺼리며 "그건 우리학교가 알 바 아니다"라고 답했다.
뿐만 아니라 학교 교직원들은 여주대학 재단 사무소에서 겸직 형태로 일하고 있다. 하지만 재단에서 지급한 보수는 0원이었고, 4대 보험금과 같이 법인이 부담해야 할 법정부담금조차 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재단이 부담해야 할 돈을 학생들이 낸 등록금으로 충당하고 있었던 셈이다.
또한 여주대학에서는 일부학과의 학생들이 필수 학기제를 명분으로 뉴질랜드에 잇는 한 사립대학으로 2개월 간 연수를 가야 하는 시스템이 있다는 내용이 공개됐다. 특히 학생들이 연수를 위해 내는 비싼 등록금의 일부가 홍석보 이사의 개인계자로 송금된다는 사실까지 밝혀졌다.
방송을 접한 네티즌들은 "이런 학교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충격적이다" "주식회사도 이렇게 하지 않는데 대학이 이런 모습이라니" "등록금 인하를 위해 정부 지원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명확한 증거다" "이사장 개인 계좌로 흘러 갔다니 놀랍다" 등의 반응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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