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이달 말로 전자태그(RFID) 주파수 대역이 바뀌지만 장비 전환율이 70%에 불과해 자칫 주파수 간섭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존 대역에서 서비스 중인 30% 사용자는 KT가 새로운 대역에서 3G 이상 통신망을 구축하면 주파수 간섭 현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와 관련 협회·단체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홍보와 함께 장비 교체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방송통신위원회와 산업계에 따르면 6월 말로 전자태그 서비스 대역이 908.5~914㎒에서 917~923.5㎒로 바뀐다.
주파수 병행 사용 유예 기간이 6월 30일로 만료되면서 기존 사용자는 장비를 교체해 새로운 주파수 대역을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이미 2년 전 주파수 교체 대역이 고지된 상황이지만 홍보가 미흡해 아직도 30% 사용자는 기존 대역을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USN포럼 측은 “KT가 상향으로 설정한 기존 주파수 대역을 쓰는 RFID 장비는 약 30%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새로운 RFID대역과 인접한 대역에서 KT가 서비스를 준비해 주파수 간섭 현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는 이유다. 7월부터 주파수를 할당받는 KT는 900㎒ 중 20㎒(상향 905~915㎒, 하향 950~960㎒) 대역에서 3G 이상 통신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KT할당 대역과 새로운 RFID 대역이 불과 1㎒정도로 인접해 주파수 간섭을 피할 수 없는 실정이다.
KT는 당장은 서비스 계획은 없다고 하지만 자칫 양쪽 사용자 모두에게 피해를 줄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KT 측은 “이제 막 서비스 대역을 할당 받아 세부 활용 방침은 수립 중”이라며 “올해는 서비스 자체가 힘들고 내년부터는 3G 이상 서비스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파수를 관할하는 방송통신위원회는 문제될 것 없다는 입장이다. 김정삼 주파수정책과장은 “간섭 문제는 이동통신망이 아닌 RFID에서 발생할 것”이라며 “(발생하는 문제도) 일시적인 것으로 이를 감수하고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다시 태그를 인식하면 정상적으로 이용 가능하다”고 밝혔다. RFID업계가 사전 홍보 활동으로 “간섭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만 고지시키면 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RFID 업계 입장은 다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리더가 있는 곳에 중계기가 있을 때는(이통망에) 간섭이 일어날 수도 있다. RFID 리더와 태그 가까이에서 휴대폰 통화 시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정부 방침을 비판했다.
주파수 변경에 대한 입장도 갈린다. 방통위 측은 이번 주파수 대역 변경으로 RFID 장비의 신규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업계는 “사업자 입장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장비 결함이 아니지만 대응할 수밖에 없다” 며 일부 고객이 무리한 업그레이드나 무상 수리를 요구해 올 가능성을 우려했다.
임성우 USN 포럼 실장은 “KT가 주파수 오버플로우(넘침 현상)만 하지 않으면 당분간 큰 문제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정부와 산업계가 좀 더 적극적인 홍보 계획이 필요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 김시소 기자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