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 간 소송전이 수입금지 요청으로 번지고 있다. 소송전이 국제무역위원회 제소로 확대됨에 따라 양사 간 갈등이 ‘흠집내기’ 수준을 넘어 사실상 본격적인 싸움으로 확대됐다는 것이 업계의 해석이다.
삼성전자는 29일(현지시각)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애플사의 특허 침해를 주장하며 해당 제품의 수입금지를 요청했다. 수입금지 요청 대상은 아이폰3G, 아이폰3GS, 아이폰4, 아이팟 터치, 아이패드, 아이패드2 등 6개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애플이 데이터 변환, 음악 데이터 저장, 터치 패널 입력 등 통신표준 관련 특허 2건과 사용자 환경(UI) 특허 3건 등 총 5건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종전까지 진행된 양사의 소송은 특허침해 금지와 손해배상이 목적이었지만 이번 제소는 수입금지를 통해 제품 유통을 원천 차단하는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자사의 특허를 침해한 제품이니만큼 수입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애플 제품이 미국 본토가 아닌 중국에서 만들어진다는 점을 들어 ITC에 제소 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제소는 삼성이 최근 진행 중인 애플과의 소송 공방이 확대되자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조치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통신표준 특허와 관련된 핵심 기술을 보유한 만큼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 아래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는 분석이다.
양사 간 갈등은 지난 4월 애플이 미국 법원에 디자인 모방을 이유로 삼성을 제소하면서 시작됐다. 삼성은 이에 대응해 한국, 일본, 독일, 미국에서 통신 특허 침해를 주장하며 애플에 맞소송을 제기했고, 애플은 또다시 지난 24일 서울중앙지법에 유사한 내용의 소송을 제기하며 양사 간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한편, 삼성은 유럽 주요 국가에서도 추가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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