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의 무선 광대역통신 가입자가 5억명을 넘었다. 한국은 인구 100명에 89.8명꼴로 무선 광대역통신을 쓴다. 전통적인 이동통신 보급률 상위 국가인 핀란드(84.8), 스웨덴(82.9), 노르웨이(79.9)에 앞선 첫 번째다.
유선 광대역통신 가입자도 처음 3억명을 돌파했다. 한국은 인구 100명에 34명꼴로 다섯 번째다. 유선 광대역통신 보급률은 가구·기업·기관 등에 깐 ‘회선 수’이기 때문에 34명이면 세계 최고 수준이다. 보급률 1위인 네덜란드와 스위스의 기록도 38.1명이다. 한국 가입자 가운데 광섬유(fibre)를 통신선으로 쓰는 비율은 55%로 일본(58%)에 이어 두 번째였다. 보급률이 높을 뿐만 아니라 망 자체가 고도화했다.
이제 한국 통신 정책의 바탕을 ‘설비’에서 ‘서비스’로 옮길 때다. 보급 확산이 아닌 이용 편익 증대를 꾀할 시점이다. 유무선 광대역통신 보급률을 감안하면 ‘적절한 정책 전환 시점’을 이미 지나쳤다. 시장은 3개 사업자로 고착됐다. 경쟁 촉진에 따른 이용자 편익 증가 활동은 부진하다. 공정 경쟁 활성화로 자연스러운 가격 인하 효과를 얻지 못하고, 때만 되면 사업자 목을 죈다.
네트워크의 효율성과 생산적인 활용도 낮다. 중복, 과잉 투자 논란 속에 기존 설비 자원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통신 설비를 빌려 쓰는 가상이동통신망사업(MVNO)만 해도 시작도 하기 전에 비관적인 전망이 높다. 진입장벽을 낮추는 등 MVNO 활성화 정책을 적극 펼쳐야 한다.
스마트워크와 클라우드컴퓨팅, 원격의료서비스와 같이 산업과 사회의 생산성을 높이는 서비스도 적극 도입해야 한다. 세계 최고 통신망으로 생산적인 일보다 수다만 떠는 비효율을 줄여나갈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