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 여자 피겨 스케이트 결승. 김연아의 연기가 펼쳐지자 전국민의 숨이 한순간 멎었다. 온 국민의 눈이 스크린에 비치는 김연아 선수의 몸짓에 쏠렸다. 전국의 TV와 PC 화면이 피겨 스케이트 경기 중계에 고정됐다.
과거의 스포츠 이벤트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이제 TV뿐 아니라 인터넷으로 경기를 지켜 보는 사람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주요 포털과 나우콤 등 인터넷 방송 서비스 업체들은 동계 올림픽 중계권을 확보해 온라인 생중계에 나섰다.
당시 포털 사이트 다음에서 김연아 선수 쇼트 프로그램을 생중계할 때 동시접속자는 34만명이었다. 3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동시에 다음 스포츠 사이트에 접속해 김연아의 경기를 지켜본 것이었다. 다음의 김연아 쇼트경기 전체 접속자 수는 350만명에 달했다. 하지만 다음은 무리없이 인터넷 생중계를 마칠 수 있었다. CDN 기술 등으로 몰려드는 트래픽을 적절히 수용할 수 있는 준비를 해 놓았기 때문이다.
◇인터넷이 동영상 소비 창구=인터넷은 이미 TV 못지않은 콘텐츠 소비 창구로 자리잡았다. 월드컵, 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있을 때엔 TV뿐 아니라 인터넷으로 사람들이 몰리는 것은 이제 일상이 되었다.
실제로 국민의 관심이 쏠리는 스포츠 경기 중계에 대한 인터넷 접속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2006년 월드컵 토고와의 경기는 동시 접속자가 9만명, 그해 야구월드컵(WBC) 전체 접속자는 160만명에 달했다. 밴쿠버 올림픽 당시 모태범 선수가 출전한 스피드 스케이팅 1000m 결승 경기의 동시 접속자도 17만명에 달했다.
스포츠뿐 아니다. MBC의 ‘나는 가수다’ 열풍이 불면서 ‘나는 가수다’ 무편집 영상을 제공하는 다음 TV팟에도 접속자가 몰리고 있다. 동영상마다 평균 100만~200만의 조회수를 올리고, 임재범의 ‘너를 위해’와 같은 화제의 동영상은 조회수가 600만건을 넘기도 했다. 영국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의 ‘세기의 결혼식’은 160만명이 동시 접속해 시청했다. 이제 온라인 동영상 소비는 일상이 됐고, 사용자들은 버퍼링을 용납하지 않는다.
◇CDN이 콘텐츠 유통 최적화 돌파구=인터넷 포털과 게임, 동영상 서비스 업체 등은 대용량의 콘텐츠를 보다 안정적으로 전송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CDN은 이 같은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최적의 기술이다. CDN 서비스를 통해 빠르고 안정적인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서버 확충 및 관리의 부담을 덜 수도 있다. 수백만명의 접속자가 한꺼번에 몰리는 특수한 상황을 기준으로 네트워크를 운영하면 인터넷 업체의 부담이 크다. CDN 서비스를 통해 수요가 몰리는 특정 시기에만 네트워크 여유를 확보하면 보다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CDN은 이제 주요 인터넷 서비스가 필수적으로 적용하는 기술이 되었다. 용량이 큰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하고 수시로 패치가 이뤄지는 온라인 게임이나 수많은 이미지와 동영상을 처리해야 하는 대형 인터넷 쇼핑몰, 이러닝 사이트 등이 CDN의 주 수요처다.
시장조사업체 선데이스카이에 따르면 전자상거래 업체의 65% 이상이 사이트에서 동영상을 활용한다. 동영상 활용이 이미 인터넷의 일상적 활동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모바일·클라우드가 신시장=스마트폰의 보급과 클라우드 서비스의 확산은 인터넷 콘텐츠 업체들에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이다. 유선 환경과는 다른 모바일 환경에서 대용량의 데이터를 끊김없이 제공하고,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동일하고 편리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포털들은 클라우드 공간에 저장해 둔 음악이나 동영상을 PC뿐 아니라 이동 중 스마트폰에서도 즐기는 등의 편리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원활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이러닝이 스마트 기기를 사용한 스마트 러닝으로 변신하기 위해서도 모바일과 클라우드의 효율적 운영이 필요하다. 클라우드 환경에서의 모바일 서비스 최적화가 우리 디지털 콘텐츠 산업 도약의 시험대로 떠오르고 있다.
<표> 최근 주요 이벤트 인터넷 중계 접속자
2010 밴쿠버 동계 올림픽 모태범 선수 결승17만명(다음 동시접속자 기준)
2010 밴쿠버 동계 올림픽 김연아 선수 쇼트 프로그램34만명(다음 동시접속자 기준)
2011.5. 영국 윌리엄왕자 결혼식 160만명 (아카마이 자료 기준)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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