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공짜

[프리즘]공짜

 세상에는 자다가도 눈을 번쩍 뜨게 하는 말이 많다. 그 중 하나가 공짜가 아닐까. ‘거저 얻은 물건’을 뜻하는 공짜는 이미 우리 일상 깊숙이 들어와 있다. 회사원들은 아침 출근길에 지하철 근처에 놓여 있는 공짜신문을 읽는다. 대학생들은 캠퍼스 곳곳에 설치된 와이파이존에서 공짜인터넷을 사용한다. 공짜 전화로 해외에 거주하는 가족 및 친지들과 통화를 하는 것도 일상이 됐다. 어쩌면 이미 우리 삶 자체가 공짜경제 프레임 속으로 들어간 듯 하다.

 사람들이 공짜 상품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심리가 작용하는 탓이다. 손해를 두려워하거나 걱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필요 없는 상품이면 그냥 버리면 된다. 인간 본능 중 하나인 손해에 대한 두려움은 공짜상품을 선택하는 경제활동 과정에서는 제로(0)가 된다.

 상식밖의 경제학이라는 책의 저자인 애리얼리는 공짜라는 단어가 강한 설득력을 발휘하는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몇 가지 실험을 했다. 그는 “0은 단순히 하나의 가격이 아니다. 0은 감정을 극렬히 자극하는 버튼, 이성적인 흥분을 일으키는 원천이다”고 결론을 내렸다.

 21세기 디지털 사회는 공짜가 지배하는 세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료인터넷(와이파이), 테이크아웃TV를 표방했던 지상파멀티미디어방송(지상파DMB), 스카이프와 마이피플과 같은 무료통화 등등 샐 수 없이 많다.

 특히 문자메시지를 공짜상품으로 만든 카카오톡의 성공은 공짜경제의 백미다. ‘영(0), 빵(0), 공(0), 제로(0)’ 등으로 표현이 가능하지만, 공짜가 지닌 힘은 엄청나다. 앱 혁명도 공짜 경제 프레임에서 예외가 아니다. 앱스토어·T스토어·삼성앱스 등 각종 애플리케이션 사이트에서 제공되는 인기 무료앱은 폭발적인 반응을 보인다.

 공짜는 기존 시장질서를 파괴하는 힘을 지녔다. 기존 시장지배적 사업자와의 마찰은 불가피 하다. 공짜와 비공짜, 무료와 유료의 가치가 우리 경제에서 충돌하는 것이다. 무임승차와 망중립성 논쟁도 이 같은 마찰의 외형적 결과물이 아닐까. ‘버스요금’을 내라는 기존 시장지배적 사업자들의 견제와 저항에, 공짜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새로운 플레이어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