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단말기를 임대하고자 서울 용산 SKT 서비스센터를 방문한 유학생 전 모(17)씨는 단말기를 받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동통신사업자들이 개통 처리 등에 이용하는 전산망을 주5일 동안만 운영하면서 그간 토요일에 처리해 오던 임대폰 지급 업무를 아예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토·일요일 밀린 전산 작업이 월요일에 한꺼번에 몰리면서 일부 대리점 전산망이 ‘먹통’이 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일요일 미개통 물량이 몰리는 월요일마다 평소보다 1.3배 많은 개통량이 몰리지만 이날 오전엔 1.5배 이상 몰리면서 전산장애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이통사의 전산망 주 5일 운용이 처음 적용된 지난 주말 불편 사례가 속출했다. 토요일 휴일을 맞아 단말기 구매자가 가장 많이 몰리지만 전산망이 중단된다는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많은 소비자들이 ‘허탕’을 쳤다. 이통사들은 일부 대리점과 서비스센터에 자사 명의의 안내문을 게시하고 전 씨의 경우처럼 입구에서 방문자를 돌려보낼 정도다.
판매점 상인들은 ‘토요일 특수’가 사라졌다며 울상이다. 한 판매점 사장은 “구입하러 왔다가 개통이 늦어질 수 있다고 사실대로 말하자 발길을 돌리는 손님들이 많아 주말 판매량이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고 토로했다.
유통가에선 이통 3사의 토요일 전산망 셧다운이 앞으로도 계속될 경우 휴대폰 판매 패턴도 크게 변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가족과 함께 쇼핑을 할 수 있는 토요일이 가장 대목이었지만 이날 구입을 하면 3일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토요일 판매가 줄어드는 대신 평일 판매가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4일 오전 KT의 번호이동을 처리하는 전산망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토요일에 번호이동을 신청한 사람들이 월요일 늦게까지 기다려야 했다. 번호이동을 위해선 원 소속 이통사 가입자 인증을 거쳐야 하는데 KT 전산망이 이날 2시경까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KT의 한 대리점 관계자는 “밀린 주말 전산 업무를 한꺼번에 처리하다 일부 전산망 기능이 마비된 것”이라고 말했다.
KT 측은 이에 대해 “대리점 단에서 일시적인 장애가 있었을 순 있지만 특별히 보고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지난달 ‘이동전화 번호이동성 운용지침’에 규정된 번호이동 운용시간 휴무일을 ‘법정 공휴일 및 매월 일요일’에서 ‘법정 공휴일 및 매월 토·일요일’로 변경해 방송통신위원회에 보고한 바 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