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 이동통신사업권을 위한 새로운 레이스가 시작됐다. KMI에 이어 ‘그랜드 컨소시엄’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하반기 통신업계의 뜨거운 이슈로 ‘신규 사업권 티켓’이 부상했다.
양승택 전 정통부 장관이 KMI와 독자 노선을 취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사실상 경쟁 체제로 돌아섰다. 제3, 제4의 후보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확실한 사업기반이 관건=KMI에 합류하는 듯했던 양 전 장관이 오해의 소지를 무릅쓰고 그랜드 컨소시엄 구성에 나선 것은 제4 이동통신사업권 획득을 위해 확실한 기반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KMI가 두 차례 사업권 허가 심사에서 고배를 마신 것에서 드러났듯이 단순히 여러 기업이 모이는 것이 아니라 튼실한 중견기업의 고른 참여가 필수 과제로 지적된다.
방통위는 연말까지 사업자를 선정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다른 어떤 기준보다 실제 이통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과 기반을 갖췄다면 승인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그랜드 컨소시엄 급부상=양승택 전 장관은 중소기업중앙회를 시작으로 다국적 통신장비 업체와 해외 자본 등을 유치해 그랜드 컨소시엄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제는 경쟁관계로 변해버린 KMI에도 문호를 개방한다는 방침이다. 양 전 장관의 구상대로 넓은 회원사 기반과 영향력을 지닌 중기중앙회에 이미 신규 사업권 도전 경험을 갖춘 KMI와 안정된 경영구조를 지닌 해외업체 등이 합류한다면 제4 이통사업자 탄생을 위한 최적의 그림이 그려질 수 있다.
하지만 이 구상이 현실적으로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앞서 KMI 역시 두 차례 도전 과정에서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핵심 주주로 영입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실패한 바 있다.
◇제3의 경쟁자 출현 가능성도=그랜드 컨소시엄이 급부상했지만 아직 물밑에서 제4 이동통신사업 진입을 노리는 기업이 여럿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4 이통사업권을 향한 새로운 경쟁 환경이 연출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뜻이다. 최시중 위원장은 지난달 국회에서 최소 두 곳 이상의 기업이 제4 이통사업권 획득을 준비 중이라고 시사했다. 실제로 업계에는 몇몇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KMI 역시 그랜드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고 독자노선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2월 두 번째 도전 실패 이후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새로운 주주 영입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다면 KMI로서는 굳이 그랜드 컨소시엄에 참여할 이유가 없어진다.
제4 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은 △양 전 장관의 그랜드컨소시엄이 가장 유력하게 치고 나오면서 △신규 기업집단의 참여 가능성 △3수 도전 의지를 불태우는 KMI 세 가지 변수에 따라 향방이 갈릴 전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방통위가 제4 이통사업자 선정 의지를 거듭 밝히는 상황이어서 도전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결국 ‘튼실한 주주 구성’이라는 이미 공개된 정답 카드를 먼저 완성하는 집단이 제4 이통사업권 레이스에서 승리할 전망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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