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복제로 쇠락의 길을 걷던 음악 산업이 회복의 실마리를 찾았다.
전 세계 음악 산업의 40%를 차지하는 미국에서 2004년 이후 최초로 음악시장 매출이 전년 대비 상승세를 보였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사운드스캔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2011년 상반기 음악시장 매출이 8억 2100만달러(약 8709억원)로 전년 동기 7억5600만달러 대비 8.5%가량 상승했다고 밝혔다.
주목할 것은 디지털 음원 부문과 음반판매 부문이 각각 11%, 1% 성장해 디지털과 아날로그 영역이 모두 반등했다는 점이다. 디지털 음원 매출은 6억6080만달러, 음반판매 부문은 1억5550만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음반산업협회(RIAA)의 음악산업연감은 2004년 이후 음악시장이 지속적으로 하향곡선을 그려왔음을 보여준다. 디지털시대에 들어오면서 급감하는 음반 판매량을 디지털 음원 판매가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으로 불법복제가 가장 큰 성장 저해 배경으로 지목됐다. 이 때문에 소폭이긴 하지만 양 분야의 매출 상승은 합법적 음악 소비 기반이 만들어졌다는 뜻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 미국에서는 P2P를 통한 음악 소비가 줄었고, 애플·아마존에 이어 구글까지 음악 다운로드 시장에 뛰어들면서 소비자들이 합법적으로 음원을 접할 수 있는 경로가 느는 추세다.
특히, 작년 말 미국 내 최고인기 P2P사이트인 라임와이어의 폐쇄가 합법소비를 늘리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라임와이어는 P2P 이용자의 56%가 이용할 정도로 대표적인 불법 음원 유통 사이트였으나 작년 말 RIAA가 제기한 저작권 침해 소송에서 패소해 사이트를 폐쇄했다. 시장조사기관 NPD그룹은 라임와이어 폐쇄 이후 P2P 이용 비중이 2009년 16%에서 2010년 9%로 감소했다고 밝힌바 있다.
시장에 합리적인 음원 소비 가격이 형성된 것도 음악 소비 활성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대표적인 예가 레이디 가가다. 지난 5월 레이디 가가는 자신의 새 앨범 ‘본 디스 웨이’ 전곡을 아마존 사이트에서 99센트에 판매했다. 이 앨범은 총 판매 금액은 150만달러로 판매금액에서 전 세계 2위를 기록했다.
존 마매듀크 해스팅스 엔터테인먼트 CEO는 “불법 복제와 싸우기 위한 가장 큰 무기는 낮은 가격”이라고 분석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영역에서 음원 소비 증가, 소비계층의 다양화가 음악 시장 성장을 견인하는 요소로 꼽힌다.
에릭 웨인버그 닐슨 엔터테인먼트 부문장은 “음악 소비가 과거와 달리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디지털 음원 구매 급증은 물론이고 예전 음원의 구매 증가도 한 요인이다”고 말했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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