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정도(正道)

 정도(正道)는 사전적으로 올바른 길, 정당한 도리 등을 의미한다. 모든 조직과 사회에서는 이 바른 길을 강조하고 지향한다. 편법보다 정도를 따르는 사람과 조직이 더 대접받아야 한다는 데는 누구나 공감한다.

 많은 문제가 이 ‘정도’를 이탈하면서 발생한다. 조직 자체가 몰락한 사례도 적지 않다.

 로마제국의 멸망 원인 가운데 가장 많이 회자되는 것이 부패한 정치다. 외부에서 적들이 쳐들어 오는 상황에서도 후기 로마인들은 제위를 계승하기 위해 내전을 벌였다. 관리들이 착복과 뇌물수수에만 몰두하면서 대제국의 기반이 무너졌다는 해석도 있다.

 가깝게는 엔론 사태가 있었다. 잘 나가던 에너지 회사 엔론은 회계 부정이 드러나면서 결국 파산하고 말았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정도가 훼손된 사례가 나타났다. ‘스포츠맨 십’으로 가장 깨끗해야 할 것 같은 스포츠계가 뒤집어졌다. 축구 K리그 이야기다. 국가대표급 선수까지 가담해 거의 모든 구단에서, 다수의 선수들이 승부조작에 가담한 일이 확인됐다. 논란은 최근 불거졌지만 축구계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부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는 대목이다.

 국내 전자업계를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최근 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했다. 두 회사 모두 수장(CEO)이 직접 나서 정도에 위배하는 사례를 찾아 일벌백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삼성과 LG는 모두 정도경영을 꾸준히 강조해왔다. 하지만 관행적으로, 또 협력사와의 관계 등에서 크고 작은 편법들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도에서 이탈하는 것은 대부분 작은 데서 시작한다. 부정을 저질렀는데 이것이 발견되지 않거나, 누군가 이를 눈감아 주면 문제는 눈덩이처럼 커진다. 때문에 삼성과 LG가 대외적으로 중대한 문제가 터지지 않았음에도 부정·부패에 대해 철저한 조사와 대응에 나서는 것은 고무적이다.

 부패 차단을 개개인의 양심에만 맡길 것도 아니다. 정도를 강조하는 조직이라면 철저한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원칙에 충실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에 대한 인센티브와 패널티도 보다 명확히 해야 할 것이다.

 김승규 가전유통팀장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