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HTC,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 제조기업들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전방위로 제소하고 있다. 얼마 전 손에 넣은 노텔 특허를 기반으로 안드로이드 진영과 소송도 준비 중이다.
12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애플이 특허권 침해를 이유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대만 스마트폰 제조업체 HTC를 제소하고 HTC 제품의 미국 수입을 금지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고소장에서 “HTC는 소프트웨어 구조, 사용자 환경, 터치스크린, 동작 감지 센서 등과 관련된 5개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밝혔다.
애플의 ITC 제소는 지난해보다 한층 진일보한 ‘적극적인’ 행동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3월 애플은 연방법원에 HTC가 구글과 합작해 만든 ‘디자이어’ 등의 스마트폰이 아이폰 인터페이스 및 기반 아키텍처, 하드웨어와 관련된 20개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제소한 바 있다.
HTC 그레이스 레이 법률고문은 “우리는 애플이 정당하게 경쟁하지 않고 법무팀을 통해 호소하는 것에 대해 매우 실망했다”면서 “애플이 제기한 모든 혐의는 사실이 아니며 우리의 정당한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의 고소는 이 뿐만 아니다. 최근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 에릭슨 등 5개 기업과 컨소시엄을 이뤄 캐나다 노텔이 보유한 통신기술 특허 6000여건을 손에 넣었다. 이를 기반으로 안드로이드 진영에 대한 로열티 지급 소송을 준비 중이다.
미 IT전문 뉴스 미디어 e위크는 “최근 애플이 안드로이드 진영에 대해 특허 침해 제소 및 로열티 요구 수위를 높이고 있다”며 “특히 노텔 특허기술을 기반으로 몇몇 안드로이드 기반 휴대폰 제조업체들에게 단말기 1대당 5~15달러의 로열티를 요구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애플은 ITC에 삼성전자도 제소했다. 갤럭시탭, 갤럭시S 등이 자사 특허를 모방했다며 수입 금지를 요청한 것. 애플은 고소장에 “삼성은 애플이 만든 획기적 상품을 모방 제품을 통해 뒤쫓아오고 있다”고 밝혔다.
ITC는 미국 대통령 직속 준 사법 독립기관으로 주로 특허침해 등 국제적인 통상 분쟁을 다룬다. 조사 결과에 따라 해당 제품의 관세율을 인상하거나 과징금을 부과하며 사안에 따라서는 수입제한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ITC가 실제로 HTC나 삼성 제품의 수입을 막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