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금전 노린 블로깅 규제 분명히

 공정거래위원회가 금전을 노린 블로깅을 강하게 규제할 태세다. 어제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을 바꿔 파워블로거의 기만적인 상품 추천·보증 행위에 책임을 묻기로 했다. 블로거가 제품 공동 구매를 주선하거나 홍보하고 대가를 받은 사실을 공개하지 않을 경우 광고주에게 해당 매출의 2% 안에서 과징금을 물리는 게 핵심이다. 소비자 피해 사례가 크면 시정명령은 물론이고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다.

 규제는 ‘베비로즈의 작은 부엌’에서 발단했다. 누적 방문자가 5800만명에 달한 이 파워블로거가 지난해 9월부터 1년여간 식기세척기 공동 구매를 주선하고 제조업체로부터 막대한 수수료를 받은 게 문제였다. 소비자보호원과 기술표준원이 리콜을 권할 정도로 흠이 있는 제품을 두고 “이상이 없다”며 수수료를 챙긴 것에 소비자 분노가 들끓었다. 선량한 파워블로거의 공동 구매 행위 뿐만 아니라 인터넷 내 여러 개인 미디어의 신뢰도가 흔들렸다.

 공정위는 문제가 된 파워블로거는 물론이고 인터넷 카페, 트위터, 페이스북 운영자 등 소비자에게 영향을 끼칠 모든 사례를 규제 대상에 넣기로 했다. 자칫 건전한 인터넷 소통까지 위축될까 걱정된다. ‘효율적인 최소 규제’ 방안을 더 깊이 연구할 이유다.

 공정위는 기만적 추천·보증 행위가 ‘광고주’로부터 촉발한다고 봤다. 하지만 현행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로 블로거를 직접 처벌할 규정이 없자 광고주에게만 책임을 몬 측면이 있다. 돈 벌 목적에 부당하게 추천·보증을 한 블로거도 직접 제재할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블로깅 공간을 제공한 사업자는 기만 행위를 한 것으로 판명된 블로거를 고지하는 등 건전한 공간을 만드는 데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