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특허전략 `공세`위주로 빠르게 전환- 실리보다 강한 삼성 다지기

 특허 문제에서는 유독 약한 모습을 보여왔던 삼성이 달라졌다.

 방어중심에서 공격으로 전환했다. 삼성의 이 같은 모습은 이전처럼 방어적인 전략으로는 앞으로도 경쟁사의 터무니없는 특허공세를 막기 어렵고 수익의 상당부분이 로열티로 지급할 수밖에 없다는 절박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수년간 대대적인 보완을 통해 특허 인력과 조직의 정비를 마친 것도 공세 전환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삼성LED는 최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러웨어 연방법원에 ‘오스람과 오스람 옵토세미컨덕터(LED제조사), 오스람 실바니아(조명제조사) 등에 대해 특허 침해 소송과 수입금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지난 6월초 오스람이 미국과 유럽에서 삼성LED에 대해 특허침해 소송을 먼저 제기한 데 따른 반격이다. 삼성LED는 국내 법원에 오스람을 제소한 데 이어 이날 미 ITC 제소로까지 공세 수위를 높혔다.

 삼성전자는 더 공세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애플을 상대로 미국 ITC에 특허침해 소송 및 수입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애플은 지난 4월 삼성이 특허를 침해했다며 법원에 제소를 했지만 ITC에 수입금지를 신청하지는 않았다.

 ITC는 미국 대통령 직속 준사법 독립기관으로 국제적인 통상 문제를 다룬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 소송의 경우 최종 결과가 나오는 데 5년 이상 걸리기도 하지만 ITC는 대부분 1-2년 내 결과를 내놓는다”며 “ITC 제소는 수입금지까지 갈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 소송보다 수위가 높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대만과 일본 4개사를 LCD 패널 기술 관련 특허권 침해 혐의로 미 ITC에 제소하기도 했다. AU옵트로닉스와 AU옵트로닉스의 고객 업체인 일본 산요, 대만 에이서, 벤큐 등 4개사가 LCD 관련 기술을 도용했다는 주장이다.

 삼성은 최근까지 경쟁사가 ITC에 특허 제소나 수입금지 가처분 신청을 할 경우에 일부 대응차원에서 ITC에 맞제소를 하기는 했지만 애플건과 같이 먼저 ITC에 제소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ITC 제소 건수도 연간 1건 정도에 그쳤지만 올해에는 벌써 3건으로 늘었다. 그만큼 공세적으로 전환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특허 대응은 ‘케이스바이케이스’로 사안에 따라 전략은 달라진다”면서도 “내부적으로 비용과 시간이 더 들더라도 터무니없는 특허 공격에는 철저히 대응해 본보기를 보여야 한다는 공감대는 있다”고 말했다.

 최근 삼성그룹의 공세적 특허 대응은 충분한 준비 과정을 거치면서 자신감이 붙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삼성종합기술원·법무팀 등에 흩어져 있던 특허 대응력을 모아 ‘IP센터’로 일원화했다. 이후 3만건의 특허를 보유한 일텔렉추얼벤처스(Intellectual Ventures), 미국 최다 특허를 보유한 IBM 등과 특허공생 관계를 맺어왔다. 글로벌 특허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관련 인력도 계속 늘려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984년 최초로 미국 특허를 등록했다. 지난해말 기준 세계에 총 10만452건의 특허를 보유중이다. 해마다 우리나라와 미국에서만 5000건 이상의 신규 특허를 취득하고 있다.

 

 *자료: 삼성전자. 2010년말 기준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