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출장길에 잠시 짬을 내 도쿄 시부야 거리에 들른 직장인 김검색 씨. 많은 사람이 청동으로 만든 개 조각상 주변에 모여 있다. 이 동상이 왜 유명한지 궁금하지만 마침 가이드북도 없고 설명은 모두 알지 못할 일본어로 돼 있다.
그는 스마트폰을 꺼내 조각상을 촬영하고 비주얼 검색인 ‘구글 고글스’를 실행한다. 구글은 해당 이미지를 인식, 인터넷에서 관련 정보를 찾아 검색 결과로 보여준다. ‘구글 번역’을 이용해 옆 자리 일본인에게 궁금한 내용을 물어볼 수도 있다.
스마트폰이 일본어도, 도쿄 지리도 모르는 김검색 씨의 또 다른 두뇌이자 입이 된 것이다.
스마트폰이 인간을 새로운 차원으로 진화시킬 수 있을까.
구글은 19일 도쿄에서 열린 ‘구글 모바일 혁명’ 행사에서 스마트폰을 통해 감각과 지능이 향상된 ‘증강 인류’(Augmented Humanity) 비전을 제시했다.
실제로 세계에 컴퓨팅 및 인터넷 기술을 접목해 각종 정보나 콘텐츠를 제공하는 ‘증강현실(AR)’ 기술처럼 스마트폰이 인간 감각과 지적 능력을 확대하고 서로 연결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이 초고속인터넷에 연결되고 강력한 센서와 카메라 등을 갖추게 되면서 가능해진 일이다. 손 안의 ‘만능 비서’라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하다.
인간과 대화하는 로봇 친구, 음식을 만드는 로봇 요리사, 아이들 수학 숙제를 도와 줄 로봇 가정교사 등 공상과학 영화가 꿈꿔온 인공지능 로봇이 스마트폰 형태로 우리 손 안에 들어오고 있다.
구글의 모바일 기술은 이미 이런 비전을 일부 현실로 옮겨 놓았다. 비주얼 검색을 이용하면 유명 건물이나 유물 사진을 찍는 것만으로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프랑스어를 몰라도, 우연히 맛 본 맛있는 와인의 라벨을 찍기만 하면 검색을 통해 어떤 와인인지 알 수 있다.
생전 처음 가 본 도시 골목길에서도 구글 모바일 지도의 ‘지금 내 주변’이나 ‘내 위치’ 기능으로 목적지를 정확히 찾아가고 주변 맛집을 찾을 수 있다. 스마트폰에 대고 한국어로 말하면 아랍어로 번역된 음성이 나온다. 러시아어로 된 문서를 찍어 영어로 번역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스마트폰 번역 기능이 외국어를 모르는 나의 입이 되고, 검색이 나의 두뇌를 뛰어넘는 지식과 기억 창고가 된다. GPS 센서는 길치인 나의 내비게이션이 된다. 구글 음성 및 비주얼 인식과 번역 기술이 기반이 된다.
요한 살크윅 구글 책임연구원은 “구글의 ‘모바일 우선’ 전략은 단순히 모바일을 염두에 두고 기술을 개발한다는 것이 아니라 컴퓨팅의 미래에 대한 구글의 관점을 나타낸다”며 “휴대폰으로 인간 고유 감각과 능력을 확장시키는 ‘증강 인류’를 꿈 꾼다”라고 말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