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시티그룹 등 굵직한 해킹 사건들이 급증하면서 사이버(해킹보안)보험 시장이 달아올랐다. 보험약관 조차 미흡한 초기 상품임에도 보험업계가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면서 소비자 분쟁 우려도 커지고 있다.
21일 로이터는 사이버보험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며 현상을 상세히 보도했다.
사이버보험은 기업이 해킹을 당해 고객 정보가 유출될 경우 민사 소송이나 정부의 벌금 등 사건을 해결할 때 들어가는 ‘모든’ 제반 비용을 부담해 주는 상품이다. 이 보험은 소니가 “지난 3월 일어난 해킹 피해 극복에 보험금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업계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시장은 계속 커지고 있다. 보험 시장조사기관 배터리 리스크는 지난해 미국 사이버보안 관련 상품이 19개에 불과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시장 규모는 125% 급증해 6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이버보험에 가입한 기업도 전체의 2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향후 성장세가 클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는 이미 이전투구에 돌입했다. 보험 서비스 기업인 마시(Marsh)의 밥 파리시 부회장은 “우리는 분기마다 새로운 사업자들이 뛰어드는 걸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미 여행업계 1위 사업자인 트레블러스 컴퍼니는 지난 달 직접 만든 사이버보안 프로그램을 론칭했다. 보험회사인 첩(Chubb)도 사이버보안 시장에 뛰어들자마자 점유율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경쟁이 격화하면서 1위 사업자인 마쉬는 지난 2분기 시장 점유율이 2%나 하락하는 등 지각 변동까지 발생하고 있다.
상품이 난립하면서 소비자 피해도 우려된다. 한 브로커는 “최근 기업들이 해킹에 대한 피해 보상금을 2억달러까지 늘리는 대신 보험료를 낮추기 위해 면책금액 2500만달러도 수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보장금액 1억달러가 최대였던 것에 비하면 100% 오른 수치다. 포네몬 연구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해킹에 따른 평균 피해금액은 720만달러에 불과했다. 이론적으로 면책금액을 720만달러 이상으로 지정한 가입자는 혜택을 받지 못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정확한 비용 산출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파리시 부회장은 “그간 사이버보험의 가장 큰 문제는 정확한 가격을 산출하는 일”이라며 “고객들은 고위험에 노출되어 있지만 보험사들은 표준 약관조차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최근에서야 보험사들은 약관을 만들어 고객사들의 피해 대비 노력을 규정하고 위험 표준화 등에 대한 내용을 재정비하고 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