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희망프로젝트-IT교육지원캠페인] <246>마법의 돌 `세라믹`

 한국세라믹기술원 연구원이 세라믹소재를 실험하고 있다.
한국세라믹기술원 연구원이 세라믹소재를 실험하고 있다.

 음식을 담는 도자기나 화장실의 세면대와 변기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세라믹. 이 세라믹이 휴대폰이나 항공기 부품을 만들 때, 방사선을 막을 때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총알이 뚫지 못하는 방탄조끼에도 세라믹이 사용된다고 합니다.

 세라믹은 집안 곳곳은 물론이고 최첨단 과학기술 분야에도 늘 사용되는 돌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세라믹을 과학계에서는 ‘마법의 돌’이라고 부른답니다. 반도체를 산업의 쌀이라고 부르는 것처럼요. 심지어 전자부품의 70% 이상이 세라믹을 소재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엄청나지요. 그냥 흔한 돌처럼 보이는 세라믹이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이번 회에서는 마법의 돌 ‘세라믹’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Q:세라믹이 언제부터 첨단 소재가 되었나요?

 A:사실 세라믹은 수만 년 전부터 주거 및 생활용품으로 쓰이며 인류와 호흡을 같이해 왔습니다. 그 시작은 흙으로 그릇이나 무기를 만든 석기 시대부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세라믹이 첨단 소재로 활용되기 시작한 것은 파인세라믹이 등장하면서부터입니다. 파인세라믹의 등장과 함께 전기·전자에서 바이오·신소재까지 다양한 신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것입니다. 파인세라믹이 부흥하게 되는 시기를 구석기·신석기에 이은 ‘제 3의 석기 시대’라고 표현하기도 해요.

 파인세라믹이 무엇일까요. 비금속무기물질에 특정 성분을 추가·정제하거나 정밀 공정에서 작업해 원하는 특성을 극대화한 물질입니다. 쉽게 말하면 정밀하게 공정해 원하는 성분만 강하게 만든 돌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파인세라믹 연구가 활성화되기 시작한 것은 1940년대부터랍니다. 그때부터 파인세라믹 특성을 체계적으로 연구해 콘덴서·저항·인덕터 등의 수동 부품을 제조하기 시작했습니다. 전자 부품·소재 산업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입니다.

 

 Q:파인세라믹은 어떤 특성을 갖고 있나요?

 A:대표적인 특성은 압전성과 반도성을 들 수 있습니다. 압전성은 압력을 주면 전압이 발생하는 특성입니다. 전기 신호를 주면 떨리는 것(압력)을 이용한 대표적인 제품이 스피커입니다. 반도성은 어떨 때에는 도체(전기를 전달하는 물질)가 되기도 하고 또 다른 때에는 부도체가 되는 성질을 말합니다. 이러한 성질을 활용해 다양한 필터나 센서를 개발할 수 있었는데요, 디스플레이·휴대폰·항공우주기기를 보다 고도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Q:파인세라믹은 어떻게 활용되나요?

 A:파인세라믹으로 만든 광통신용 유리섬유는 초고속 통신의 신경과 핏줄이라고 할 수 있지요. 또 휴대폰의 심장박동인 고주파를 만드는 것 역시 세라믹이랍니다.

 기능이 더욱 복잡해질수록 세라믹의 역할은 커집니다. 제품의 소형·경량화를 위해 복합 패키징이 필요한 데 여기에 또 세라믹이 필요합니다.

 디스플레이도 LCD·PDP 모두 세라믹 소재 유리기판과 투명전극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PDP는 격벽·유전체·절연막·형광체·봉합재 등 전체 소재의 90% 이상이 세라믹이라고 합니다.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고체 연료전지도 핵심이 세라믹이라는 사실 아세요? 최고 1000℃에서도 작동되기 때문에 높은 발전 효율과 양질의 배기열을 얻을 수 있고 가스터빈에 적용할 수도 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인공관절, 인공 뼈, 뼈 충전재, 바이오 시멘트 등의 생체·바이오 세라믹 사용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정한 17개 신성장동력 중 12개 산업과 연관돼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첨단 세라믹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부족해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는 처지입니다. 첨단 세라믹 소재 산업 규모가 2007년에는 55조원에 달했는데, 더욱 더 성장해서 2018년에는 무려 330조원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합니다.

 

 Q:세라믹이 우리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A:가정에서는 어떨까요? 혹시 세라믹 칼을 보신 적이 있나요. 보통 칼이라고 하면 스테인리스스틸과 같은 금속성 소재를 생각하기 쉽지요. 그런데 세라믹으로 만든 칼이 있답니다. 녹이 슬지 않고 비타민C를 파괴하지 않아 인기가 많아요.

 또 그릇에도 어떤 소재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답니다. 어떤 그릇은 비누거품이 금방 씻겨 설거지를 할 때 무척 편하다고 하는데, 이런 특성이 세라믹을 연구해서 얻어낸 결과랍니다.

 

 <관련도서>

 

 ◇‘화합물-뒤섞인 하모니’ 최원호 등 지음, 성우 펴냄.

 현직 교사들과 전문 연구자들이 엮어 낸 과학책이다. ‘과학’은 말만 들어도 어렵고 딱딱하다. 누가 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어려움과 딱딱함을 배제하고, 일상에 살아 숨 쉬는 생생한 과학을 전달했다.

 내 몸 안의 화합물과 주변의 화합물, 신소재의 세계와 역사 속의 화합물 등을 인간, 자연, 기술, 생활 속에서 알아 볼 수 있도록 재미있게 설명했다. 세라믹에 대해서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소개했다.

  

 ◇‘나는 신기한 물질을 만들고 싶다’ 김도연·조욱 공저, 랜덤하우스코리아 펴냄.

 지금 우리가 입고 있는 옷과 한 손에 들려 있는 휴대폰.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물건이 재료공학의 연구성과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 책은 우리가 생소하게 생각해 왔지만 우리 생활 속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학문, 재료공학을 다양한 사진자료와 알기 쉬운 글로 풀어낸다. 세라믹에 대한 연구는 어떻게 시작됐으며, 세라믹의 특성은 무엇인지도 상세히 소개했다. 세라믹을 포함해 우리 생활을 더욱 편리하게 해주는 신기한 ‘재료공학’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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