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실사 돌입...구주 비율 · 특허 소송도 변수로 부상

 하이닉스 본입찰 참여 여부를 결정짓기 위한 실사 작업이 오늘부터 6주간의 일정으로 진행된다. 하이닉스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SK텔레콤과 STX는 실사에 앞서 자문단과 전담팀 구성을 완료하고 하이닉스 측에 재무 관련 서류 일부를 요청한 상태다.

 또 하이닉스 채권단은 8월 초에 하이닉스 인수 후보기업에 대한 평가 기준을 확정,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하이닉스 매각 절차는 이제 본 궤도에 올랐다.

 ◇실사 ‘미래경쟁력·안정성’에 초점=24일 SK텔레콤과 STX 측 자문단과 전담팀은 하이닉스 실사를 통해 ‘미래경쟁력’과 ‘재무적 안정성’을 검증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수 대상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가치를 확실하게 따져보겠다는 뜻이다.

 STX 자문단 관계자는 “실사는 본입찰 참여를 앞두고 기업가치를 검토하는 단계기 때문에 재무적인 현황 파악에 무게 중심을 둘 것”이라며 “특히, 투자지출(CAPEX) 분석을 통해 하이닉스가 미래경쟁력 확보를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를 들여다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안정성 파악에 비중을 높게 두고 실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SK텔레콤 측은 “본입찰에도 정밀실사 기간이 있는 만큼 이번 예비실사에서는 재무적, 법률적 안정성을 중심으로 살펴본다는 것이 내부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번 실사는 크게 서류심사와 현장 방문으로 나눠져 진행된다. 서류심사는 하이닉스 측에서 재무 관련 서류를 포함해 각종 회사 자료가 저장돼 있는 서버를 외부에서 접속할 수 있도록 개방해 실사단들이 필요한 서류를 검토하는 형태다. 또 추가로 필요한 서류 등은 수시로 요청하게 된다.

 현장방문은 SK텔레콤과 STX 양측의 일정이 겹치지 않는 날짜를 정해 1박 2일에 걸쳐 진행할 예정이다. 이천과 청주공장은 물론이고 중국 우시공장까지 이 기간에 모두 방문하게 된다. 각 사별로 10여명을 구성해 공장을 방문, 현장 브리핑을 받을 계획이다.

 ◇구주 비율·특허소송 ‘변수’=하이닉스 채권단은 이르면 8월 첫 째주에 인수기업에 평가기준을 발표할 예정이다. 구주·신주 비율을 포함한 지분 매각조건에 관심이 쏠려있다.

 채권단이 최근 구주 인수비율이 높은 기업에 가산점을 주겠다는 방침을 밝힌 이후 관련 업계로부터 잇속 챙기기에만 급급하다는 비난을 샀던 터라 이번에 공개되는 구·신주 비율이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또 해외 자본 기준이나 감점 요인 등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닉스 관련 복잡한 특허소송도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이닉스 2분기 실적에 반영된 램버스 소송 충당금 환입은 매각대금 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에 최근 미국 특허기업인 인텔렉추얼벤처스(IV)가 하이닉스를 상대로 D램과 플래시메모리 제조기술 관련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한 것은 몸값 하락 요인이다.

 채권단 측은 이번 소송이 악재로 작용, 주가가 하락할 경우에 매각 가격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