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파이어테크놀로지가 세계 1위 조명업체 필립스에 사파이어 잉곳을 공급한다. 사파이어 잉곳은 발광다이오드(LED)를 만드는 데 필요한 핵심 소재다. 국산 잉곳이 글로벌 조명기업에 채택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사파이어테크놀로지는 필립스 LED칩 자회사인 필립스루미레즈에 사파이어 잉곳을 공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품질 테스트를 통과, 계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는 이달 양산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납품하는 제품은 LED조명을 만드는 데 최적화된 6인치 사파이어 잉곳이다. 6인치 잉곳을 단면으로 자르면 LED칩을 만들 수 있는 웨이퍼가 된다. 6인치 웨이퍼는 LED업체들이 현재 가장 많이 사용하는 2인치 잉곳·웨이퍼보다 생산성이 40% 더 높다. 기판이 크기 때문에 한 번에 더 많은 LED칩을 얻을 수 있다. 메모리반도체가 대구경 실리콘 웨이퍼를 이용해 원가를 낮추는 것과 같다.
필립스는 LED업체 중 가장 먼저 6인치 잉곳 및 웨이퍼를 채택한 기업이다. LED조명 시장 개척에도 나서고 있어 상당한 효과가 기대된다. 사파이어테크놀로지는 미국 루비콘, 러시아 모노크리스털과 함께 세계 3대 사파이어 잉곳업체로 손꼽히는데다 지난해 매출 756억원에 순이익 404억원이라는 호실적을 남긴 바 있다.
사파이어테크놀로지 측은 필립스 공급과 관련 “계약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필립스가 6인치 사파이어 잉곳 및 웨이퍼 수급 확대에 나서면 세계 LED 업계는 2, 4인치 중심에서 6인치 양산체제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 중 가장 적극적인 LG이노텍은 6인치 비중이 7월 현재 50%까지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LED 등도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 6인치 잉곳은 LED조명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대면적 칩 제작이 용이해 더욱 빠르게 확산될 전망이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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