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PC통신 `미니텔` 30년 역사 종지부

프랑스 PC통신 `미니텔` 30년 역사 종지부

 프랑스 PC통신 시초 ‘미니텔’이 내년에 30년 역사를 마감한다.

 프랑스텔레콤은 최근 “미니텔이 2012년 6월 30일 운명을 다할 것”이라고 공표했다.

 1982년 첫 선을 보인 미니텔은 여전히 100만여 프랑스 가정이 이용하고 있고, 은행과 기상청과 같은 기관 85%가 재가입을 하는 등 인터넷 혁명 속에서 명맥을 유지해왔다. 지난해 3억유로 수익을 내며 꾸준한 수익성을 유지했다.

 프랑스텔레콤은 “오늘날 인터넷 변화를 감당하기에 미니텔 아키텍처는 구시대의 유물이 됐다”며 서비스 중지 이유를 설명했다.

 프랑스 정부가 사람들의 정보 공유 확산과 종이 소비 감소를 위해 도입한 미니텔은 2002년 정점을 찍을 때까지 많은 프랑스인의 사랑을 받아왔다. 토스트기 크기의 고유한 단말기에 기본적인 그래픽만 제공했지만 미니텔에서는 채팅·은행업무·열차표 예약 등이 가능했고 새로운 기술을 좋아하는 프랑스인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이와 동시에 미니텔은 미국식 인터넷을 거부하는 프랑스인의 자존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미니텔은 프랑스텔레콤 입장에서도 꽤 고수익 사업이었다.

 1990년대 후반에는 연간 10억유로 수익이 미니텔에서 발생했으며 2002년 900만가구가 미니텔에 가입했다. 하지만 그 이후 미니텔은 초고속 인터넷 확산으로 다양한 인터넷 기반 서비스가 도입되면서 입지가 축소됐다. 가장 인기 있던 성인용 채팅 서비스까지 닫으며 서비스 수도 점점 축소됐다.

 30년 역사를 접는 미니텔을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프랑스 전역에 온라인 서비스를 보급한 공로를 인정하는 목소리와 인터넷 혁신을 저해했다는 비판이 공존한다. 애널리스트들은 미니텔이 폐쇄적인 시스템으로 변화를 수용하지 못했고 새로운 온라인 비즈니스 모델을 실험하는 것을 저해했다고 비판했다.

 프랑스 인터넷 기업 졸리클라우드의 태릭 크림 대표는 “미니텔은 프랑스 전역의 사람이 새로운 정보 세계에 접속하게 했으며 나 역시 미니텔에서 프로그램을 배웠다”며 공을 인정했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