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IT업계 최대 로비스트 자리에 올랐다. 개인정보 침해와 반독점법 위반 등 민감한 사건에 휘말리면서 정치권과의 협력이 불가피해진 결과다.
니혼게이자이 인터넷판은 1일 미 의회 자료를 인용해 IT업계 2분기 로비자금 규모를 보도했다.
1위는 206만달러를 쓴 구글이 차지했다.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한 금액이다. 구글은 1분기에도 148만달러를 로비에 썼다. 구글은 로비 전담 인력만 40명 이상이다. 계약한 로비 전문 업체 수도 6곳에서 18곳으로 늘렸다.
전통적으로 로비부문 최대 큰 손인 마이크로소프트는 185만2000달러에 그쳐 2위로 밀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004년 상반기 540만달러로 로비자금 지출 정점을 찍은 후 분기당 150만∼200만달러 가량을 쓰고 있다. HP와 IBM, 오라클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아직 금액 면에서는 10위권 밖이지만 페이스북의 로비자금 증가세도 가파르다. 이 회사의 2분기 로비자금은 32만달러로 2010년 2분기에 비해 5배나 늘어났다. IT업계 전통의 강호에 이어 신예들이 워싱턴 로비스트의 알짜 고객 명단에 이름을 올린 셈이다.
구글이 로비자금 지출을 크게 늘린 이유는 갖가지 사회적 논란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거리 사진을 인터넷으로 보는 구글 ‘스트리트 뷰’ 정보 수집 차량이 개인 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한 사건이 터졌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국의 사법기관이 이 문제를 수사 중이다.
인터넷 광고업체 인수 과정에서 반독점법 위반 여부도 도마에 올랐다. 지난 6월 미국 연방 거래위원회(FTC)가 조사를 시작했다. 9월에는 에릭 슈미트 회장이 미 상원 사법위원회의 반독점 소위원회에서 증언할 예정이다.
미국에서 로비는 기부와 마찬가지로 기업에게 보장된 자유로운 정치 활동이다. 기업은 로비스트를 통해 워싱턴 정가에 자사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도록 설득한다. 구글 홍보 담당자는 로비 자금 증가 배경을 “정책 입안자에게 우리의 혁신적 비즈니스와 인터넷의 개방성을 알리는 일은 중요하다”며 “로비 활동은 그 일환”이라고 밝혔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표> 주요 IT 기업 로비 자금 지출 추이(단위:만달러)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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