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정부의 행정지침은 올해 국정감사를 앞두고 더 이상 게임 사행성 논란을 방치해선 안 되겠다는 주무 부처의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게임업계 자율규제에 대해 기대를 걸었지만 계속적으로 게임을 둘러싼 사건사고가 발생한 점도 타율적 가이드라인을 만든 배경이다. 업계는 웹보드게임 베팅액 제한 조치로 인해 거래액이 최소 25%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배경과 파장=정부 안은 지금까지 나온 규제안 중 최고 수준의 웹보드 게임 사행화 근절 대책으로 평가된다. 정부가 서비스제공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조항을 담은 행정조치 카드를 꺼내자, 화들짝 놀란 업계 역시 급한 불을 꺼기 위해 정부안을 대폭 수용했다. 물론 게임머니 상한선 설정 등은 시장상황을 반영해달라는 업계의 요구가 반영, 수위가 조절되기도 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주무부처인 문화부와 업계가 그 동안 상당한 조율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행정조치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나올 것 같다”고 전망했다.
◇가이드라인 주요 내용은=논란이 됐던 게임머니 보유한도 상한선이 연령별로 제한되고, 베팅 금액을 기존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낮추는 방향으로 정리됐다. 게임머니 보유한도 제한의 경우, 그 동안 일부 이용자들이 단시간에 제한된 월 한도금액을 모두 소진한 후 ‘게임머니를 보유한 계정 거래’ 및 ‘잃어주기(짜고 치기)’식으로 불법 충전을 해왔다는 판단에서다.
게임머니 보유금액이 현저하게 차이가 나는 두 사람이 일대일로 맞포커를 치는 서비스 이용도 제한된다. 문화부는 이 밖에 본인인증 의무화 및 자동베팅 제한 등 일부 업체에서 시행 중인 자율규제안은 전체 업계로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게임업계, 자율규제 대책 마련 분주=업계는 이번 방안에 따라 경품 이벤트에 대한 자체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게임 과몰입 등 이용자 보호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하는 숙제가 던져졌다. 게임산업협회는 2007년 그린캠페인 이후로 가장 강도 높은 자율규제안을 내놨다. 외부 환전 수요를 찾는 것을 최대한 막기 위해 무료 충전 규모를 대폭 확대하고, 모니터링 관련 인력 및 예산도 현행 220억원에서 280억원으로 대폭 늘린다. 게임 이용가능 시간도 축소하고, 민관 합동 협동 네트워크도 운영할 계획이다.
김원석·김명희기자stone20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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