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체, 스마트TV 가입 인터넷 선로 지원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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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신사업자가 네트워크 트래픽과 관련해 TV 제조업체와 전면전을 선언했다. 그동안 문제제기 수준에 그쳤던 SK텔레콤·KT·LG유플러스 통신3사는 제조업체와 상호 조율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스마트TV가입자 선로 설치를 더 이상 지원하지 않기로 했다.

 통신사업자들이 인터넷 선로를 지원하지 않으면 사실상 스마트TV 기능을 구현할 수 없어 시장에 큰 파장을 불러올 전망이다. 네트워크업체가 회선 협조 불가라는 ‘초강수’를 두면서 무선에 이어 유선에서도 망 중립성 논란이 산업계 ‘핫 이슈’로 떠올랐다.<관련 기사 3면>

 통신3사는 이달 삼성·LG·애플·소니 등 스마트TV를 내놓았거나 출시를 준비 중인 업체를 대상으로 협조 공문을 발송한다. 통신사업자연합회 명의로 ‘스마트TV서비스 운영 사업자(가칭)’ 앞으로 발송 예정인 공문에는 네트워크 트래픽 폭증에 따른 현황과 투자 부담, 정당한 망 대가 지불 등을 요구하기로 했다. 스마트TV에 보급에 따른 트래픽 증가를 TV업체들이나 콘텐츠 제공업체들이 부담해야 한다는 논리다.

 통신3사는 ‘상호 협조’가 이뤄지지 않으면 스마트TV와 인터넷 회선 연결해 달라는 가입자 요청에 대해 이를 더 이상 들어주지 않을 방침이다. 가입자 인터넷 회선은 통신업체 자산으로 해당 업체의 협조 없이는 인터넷 연결이 불가능해 사실상 스마트TV를 구현하기가 불가능해진다.

 KT측은 “무선뿐 아니라 다소 여유가 있던 유선에서도 데이터 트래픽 문제는 점점 심각해지 지는 상황”이라며 “고품질 대용량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공동의 협력 모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TV는 PC동영상과 달리 HD급 화질과 3D 영상이 기본이라서 대용량 트래픽을 유발한다”며 ”PC에 비해 35~80배 추가 트래픽이 필요하다”고 배경 설명했다.

 통신3사는 이미 지난 6월에 제조업체에 1차 협조 공문을 발송해 두세 차례 모임을 가졌으나 비용 분담과 관련해 뚜렷한 해결점을 찾지 못해 협상이 결렬됐다. 이에 더 이상 협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실력 행사에 나서기로 했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최근 방통위 CEO간담회에서 “앞으로 스마트TV가 엄청난 트래픽을 유발할 것”이라며 “스마트TV가 활성화되면 평균 20배 이상의 데이터 트래픽 증가가 불가피하며 이는 회선 고도화 없이는 수용이 불가능하다”고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스마트TV 보급대수는 올해 83만대에서 2013년 294만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트래픽 발생량도 가장 일반적인 동영상 압축 기준인 MPEG4 H.264를 적용할 때 347Gbps급에서 2013년 1229Gbps급으로 4배가량 증가한다고 예측했다.

 통신업체 측은 이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유선에서만 5000억~600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IPTV와 VoIP 사업자는 다른 사업자의 망을 사용할 때 가입자당 950원가량의 망 대가를 납부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형평성과 정책 일관성 면에서도 적절하지 않다고 벼르고 있는 상황이다.

 제조업체 측은 “스마트TV 보급률은 아직은 걱정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며 “대용량 트래픽 문제는 스마트TV서비스가 아니라 스트리밍 서비스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며 미묘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표1> 단말/콘텐츠별 네트워크 트래픽 점유 현황

 

 <표2> 스마트TV 보급에 따른 트래픽 발생량

 출처: KT경제경영연구소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