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식재산을 모아 가치를 높인 다음 필요한 기업에 임대 또는 매각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지식재산(IP) 인큐베이션 사업이다. 기획재정부는 이 사업에 342억 원의 예산을 마련, 지식경제부를 거쳐 지식재산전문회사를 포함한 주관기관에 지원할 계획이다.
갈수록 전장이 넓어지는 세계 특허 전쟁에 대비한다는 차원에서 바람직한 사업이다. 제 주인을 찾지 못해 빛을 못 보는 특허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 상용화에 도움이 된다. 정부가 돈을 대면서도 실행을 민간에 맡긴 점도 긍정적이다. 국내 첫 지식재산전문회사인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와 특허법인·기술거래기관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이 사업의 주관기관이다.
이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결국 민간 수요자의 참여다. 특히 특허 보유와 활용이 많은 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 성공한다. 그동안 정부가 기술거래 시장을 활성화하려고 애를 썼지만 그다지 활발하지 못했다. 특허를 기술보호 수단으로만 여기는, 제한된 인식 탓이다. 괜히 공개했다가 남 좋은 일만 시킨다는 인식이 아직 지배적이다. 서로 공개하지 않으니 정작 필요한 기술을 사고파는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다. 이러한 인식의 틀을 깨지 않는 한 IP인큐베이션 사업도 한계에 부닥칠 것이다.
기술 자체가 좋아도 당장 수요가 없는 특허도 많다. 당연히 낮은 평가를 받는다. 이를 다른 기술 또는 응용 분야에 접목하면 평가는 달라진다. 평가에도 창의성이 요구된다. 주관기관에 단순한 기술 전문가뿐만 아니라 마케팅은 물론 인문학까지 조예가 있는 전문가를 포진해야 할 것이다. 한마디로 기술 수요자의 눈으로 사업을 전개해야 한다는 얘기다. 손쉽고도 효과적인 방법은 기업의 특허 전문가나 사업 담당자를 활용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