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휴대폰 기본요금 내린다

  KT가 휴대폰 기본요금을 내리기로 방침을 굳혔다. KT는 기본요금 1000원 인하, 문자 메시지 일부 무료 등 SK텔레콤과 유사한 규모의 통신요금 인하를 단행한다. KT는 빠르면 이번 주 정식으로 새로운 요금 계획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 요청대로 요금인하 후속 조치가 취해졌지만 2위 사업자가 선두사업자와 동일한 수준으로 기본요금을 일괄 인하해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도 요금 인하에 대한 압박을 받게 됐다. 더욱이 정치권이 시장에 맡길 사안을 인위적으로 손대면서 소비자와 산업계 모두 외면 받는 결과를 초래해 대표적인 전시행정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9일 방송통신위원회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기본요금 인하를 뺀 요금 인하책을 마련한다는 기존 방침을 접고 SK텔레콤과 마찬가지로 기본요금 1000원 일괄 인하를 중심으로 한 통신요금 인하안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KT는 10일 방통위와 세부 협의를 거쳐 1~2일 내에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방통위 등에 따르면 KT는 요금 인하와 관련해 이석채 회장이 직접 통보할 정도로 의미를 두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KT 통신요금 인하안은 다음달부터 가입자 기본요금을 1000원씩 낮추고 모든 가입자에게 무료 문자메시지 50건을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앞서 SK텔레콤이 지난 6월 초 발표한 통신요금 인하안의 주요 내용과 동일하다. KT는 기본요금 인하, 무료 문자메시지와 함께 스마트폰 맞춤형 요금제와 연령별 특화 요금제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추가 요금인하 효과를 끌어낼 방침이다. 이 역시 SK텔레콤과 비슷한 방향이다.

 KT가 기본요금에는 손을 대지 않겠다는 기존 방침을 바꾼 것은 방통위를 비롯한 정치권의 요금인하 동참 압력이 강한데다 SK텔레콤의 요금인하가 실제로 적용되는 9월 이후 가입자 이탈 등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KT는 내부에서도 통신요금 인하 범위를 놓고 의견이 엇갈렸으나 최근 이석채 회장이 최종적으로 기본요금 인하도 포함하기로 방침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KT가 기본요금 1000원 인하에 동참함에 따라 동일하게 요금인하 압박을 받아온 3위 사업자 LG유플러스의 대응이 주목된다. LG유플러스는 기본요금을 인하할 경우 당장 무선사업부문 적자 전환이 불가피하다며 기본요금 인하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KT의 기본요금 인하 결정으로 LG유플러스는 상위 경쟁업체 2개사가 기본요금을 일괄적으로 인하하는 시장상황을 외면하기 힘들어졌다. LG유플러스는 홀로 기본요금을 제외한 인하안을 내놓기도, 반대로 1~2위 사업자와 동일하게 기본요금을 인하하는 것 역시 어려운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SK텔레콤은 9월부터 기본료 1000원 인하를 골자로 새로운 요금제를 실시한다.

 강병준 기자 bjkang@etnews.co.kr 이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