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법원이 애플의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수용하면서 삼성전자 ‘갤럭시탭 10.1’의 유럽 공략이 큰 암초를 만났다. 특허 분쟁으로 어그러진 두 회사의 관계는 한층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시장 경쟁자인 동시에 핵심 부품 파트너다. 특허 소송에서도 서로 극한대결을 자제한 이유다.
일시적이겠지만 판매 중단까지 이어지면서 두 회사 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단계로 치달을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전자가 수동적인 대응에서 벗어나 강수를 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른바 ‘추한결별(Ugly Divorce)’ 수순이다.
삼성전자는 당장 제기한 가처분 무효 소송 결과를 빨리 이끌어내야 한다. 그래야 현지 거래처와 고객을 안심시켜 향후 판매 차질을 최소화한다. 유럽 외 지역의 판매와 미국의 특허 본 소송에 미칠 악영향도 차단할 수 있다.
애플 차기 제품의 판매 금지 소송을 내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삼성 특허가 디자인보다 대부분 무선통신기술 표준이어서 쉽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무차별 특허 공세도 결론을 내기까지 시일이 오래 걸린다. 현실적으로 비즈니스 결별이 효과적인 수단이다. 부품 사업에서 손해를 입겠지만 애플을 압박할 수 있다. 주요 부품의 공급 계약 조건과 중단 시 대안을 살펴볼 일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오라클은 최근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와 관련한 특허 공세를 펼친다. MS는 그러나 애플처럼 경쟁사에 적대적인 기업은 아니다. 삼성전자가 밀리면 대부분의 스마트기기 업체들도 힘들어진다. 삼성전자는 구글 외에 MS를 우군으로 끌어들이고 다른 스마트기기업체와 힘을 합쳐야 한다. 애플을 고립시켜야 싸움이 유리해진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업계 모두 총력을 기울일 때다. 싸움은 지금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