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파워블로거 ‘베비로즈’의 공동 구매 사건이 터진 지 한달이 됐다.
그리고 오늘 방송통신위원회와 3개 인터넷 포털 기업이 함께 만든 대책이 나왔다. 블로그 생태계 자정 활동을 전개한다는 내용이다.
자정 활동 내용은 평이하다. 광고주로부터 댓가를 받은 사실을 밝히지 않고 상업적 게시물을 올렸다 문제가 되면 해당 블로그를 파워블로거 선정에서 제외된다. 블로거가 상업적 게시물을 올릴 땐 반드시 그 사실을 적시해야 한다는 공지를 각 포털 홈페이지에 띄운다는 내용도 있다.
블로거들이 자발적으로 투명하게 리뷰를 작성하고, 이해 관계가 있을 경우 공개토록 하는 캠페인도 벌인다.
이런 조치는 블로거와 네티즌 모두 상업적인 게시물과 그렇지 않은 게시물들을 정확히 구분하고 그에 따라 글의 가치를 정확히 판단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정보가 넘쳐나는 인터넷에서 올바른 판단을 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은 당연히 필요하다. 사실상 전 국민의 정보 접근 경로를 쥐고 있는 포털이나, 전체 블로그 중 0.003%만이 될 수 있다는 파워블로거가 독자의 바른 선택을 돕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문제는 이런 평이하고 당연한 조치들이 그간 거의 무시돼 왔다는 것이다. 광고주들은 자신들이 협찬한 포스트에 ‘광고’나 ‘협찬’이란 표현이 들어가는 것을 달가와하지 않았다. 일부 파워블로거는 ‘권력’을 은근히 즐겼다. 포털은 파워블로거를 키워 트래픽을 모으고도, 문제가 생기면 ‘우리는 모르는 일’이라며 손을 뗐다.
이런 문제들이 모이면 결국 광고주뿐 아니라 파워블로거나 포털까지 모두 법의 테두리 안에서 규제하겠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게 된다. 좋은 취지로 시작해 결국 네티즌을 불편하게 할 또 하나의 규제가 생길 수 있는 것이다.
광고주와 포털, 파워블로거 모두의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자정 노력이 실효를 발휘하도록 할 마지막 열쇠가 하나 있다. 독자들이 파워블로거의 정보를 무조건 믿지 말고 자신의 합리적 판단에 더 힘을 싣는 것이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