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이용자 저작권 소송, 취지와 달리 변호사 배만불려

 미국 개인 간 파일 공유사이트(P2P) 이용자 20만여명이 저작권 침해로 ‘묻지마 소송’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 전문매체인 토렌트프리크는 11일 비트토렌트 이용자 20만1828명이 미국에서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피소됐으며, 실제 침해여부와 상관없이 합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피소된 비트토렌트 이용자 대부분은 온라인에서 음악이나 영화파일을 다운받거나 공유했지만 저작권 침해로 처벌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하지만 소송을 대행한 변호사들은 이들 이용자에게 더 이상 소송을 진행하지 않겠다며 일괄적으로 합의금 2500달러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법원에서 저작권 침해가 인정될 때 벌금은 최소 15만달러. 대부분 이용자는 추가적인 법적 소송이나 처벌을 피하기 위해 합의금을 내는 상황이다.

 이는 2~3년 전 국내에서 법무법인들이 청소년부터 단순한 다운로더들까지 무더기로 고소해 합의금을 챙긴 ‘묻지마 소송’과 유사한 형태다.

 토렌트프리크는 ‘묻지마 소송’으로 변호사와 법무법인이 벌어들인 수익이 수십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심각하게 저작권을 침해한 사람들도 합의로 문제를 해결해 정작 저작권 침해의 주범에게는 ‘면죄부’를 부여하게 된다는 것이다.

 토렌트프리크는 “20만여명 피소자 중 실제 법원에서 온전히 판결을 받은 사례는 전무하다”며 “이는 저작권자들이 최초에 제기한 불만과 거리가 멀다”고 비판했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