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더블딥(이중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낮다.(현대경제연구원 임희정 팀장) 유럽 재정 위기시 위험은 파악 가능한 수준이다.(삼성경제연구소 이종규 수석연구원). 리먼 파산 때와는 달리 국내 수출은 다변화됐다.(미래에셋증권 박희찬 이코노미스트)”
세계경기가 침체 늪에 빠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경제 및 증시전문가들은 2008년 리먼 사태와 같은 금융위기로 실물경기가 급격하게 하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사태 발단이 된 미국 신용등급 하락과 이탈리아 국가부도 위기, 프랑스·영국·벨기에 등의 신용등급 도미노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잘 해소될 것이란 전망이다. 또 단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충분히 대응할 수 있게 전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더블딥 우려 높지 않다=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세계경제팀장은 “최근 미국 상황은 6월 이전보다 더블 딥 우려가 커진 게 맞다”고 했다. 미국 주택경기가 여전히 부진하고 고용도 크게 개선되지 않은 데다, 기업실적도 뚜렷한 개선이 없고 신용등급 강등이란 초유 사태를 맞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블딥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고 진단했다. 임 팀장은 미국은 여전히 많은 해결책을 가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경기침체에 대응해 최근 단행한 금리 동결은 물론 연방준비이사회(FED)가 세 번째 양적완화(QE3)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풀어진 자금이 기업 투자자금으로 활용되고 차량과 주택 구매 등 실질적인 소비에 활용될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불거진 유럽 재정위기 우려도 국내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종규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이탈리아·프랑스 등 각국 재정위기 우려는 국가 부채 문제로 기업 자본조달 비용이 늘어날 수 있지만 리먼 사태처럼 글로벌 금융위기로 치달을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리먼 사태 때는 피해 규모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불확실성이 컸지만 신용등급 하락이나 국가재정 부문은 피해규모가 예상가능한 점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유럽 위기가 확산된다면 이는 유럽연합(EU) 해체가능성을 논의하는 것인데 재정지원을 반대하는 독일과 벨기에도 오히려 비용이 더 소요돼 결국 재정지원에 동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 수출이 다변화된 것도 선진국 경기 하락 영향이 제한적인 이유로 꼽았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국내 기업들이 중국을 제외하고 아시아 시장 수출 비중이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며 “선진국 소비가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실제 자동차(50%), 선박(67%), 섬유제품(49%), 철강(51%), 반도체(51%), 석유화학(39%) 등의 아시아 수출이 절반이상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물경기 하락 예의 주시해야=위기 가능성은 낮더라도 전문가들은 현재 금융불안이 실물경기로 이어지는 것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때는 리보금리와 국채 차이를 의미하는 테드스프레드가 700BP까지 벌어진 적이 있다”며 “이 지표가 올라가면 위험신호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미국 경기를 반영하는 제조업지수, 산업생산지수, 취업자 수 등 경기동행지표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산업경기 경착륙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팀장은 “경기침체가 본격화될 경우 선진국들이 개도국 수입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확산 될 수 있다"며 “발효된 한-EU FTA 등을 중심으로 민관 공조를 통해 유럽 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는 기회를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산업별 수출/생산 및 OECD 수출 생산비중 자료 현대경제연구원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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