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 초미의 관심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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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 1800선을 허무하게 내준 뒤 호흡을 가다듬은 증시가 16일 새로운 한주를 시작한다. 코스피가 일주일 새 150포인트 넘게 급락하면서 저점을 다졌다는 인식도 있지만 여전히 대외 불확실성이 커 본격 반등 국면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특히 미국 보다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고조되고 있어 향후 추이가 초미의 관심사다.

 지난 한 주간 코스피는 150.44포인트(7.73%) 내린 1793.31로 마감했다. 48주만에 1800선 밑으로 하락했다. 시가총액은 84조6000억원이 증발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여파가 지속한 가운데 유럽 재정위기 문제가 재부상하면서 코스피는 폭락세를 이어갔다. 외국인이 한주동안 3조910억원을 팔면서 불안감을 키운 게 악재였다. 유럽 금융기관의 신용경색 우려를 반영하듯 유럽계 자금의 이탈 속도가 가장 빨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1일까지 국내 주식시장에서 유출된 유럽계 자금은 2조7417억원이다. 같은 기간 주식시장을 이탈한 미국계 자금은 9513억원으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유럽계 자금 중에도 단기 자금으로 분류되는 룩셈부르크계가 8945억원 회수돼 이탈 속도가 가장 빨랐다. 이어 프랑스계 6054억원, 영국계 4473억원, 독일계 1558억원 순이었다.

 외국인 자금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채권시장에서도 무더기 탈출 사태를 보였다.

 같은 기간 국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은 2조680억원 순유출됐다. 프랑스계 자금이 절반에 가까운 8289억원이다.

 이재만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 재정위기가 해결 가닥을 잡기 전에는 외국인의 우리 증시 이탈 추세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주식시장의 리스크가 외환시장과 자금시장으로 옮겨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프랑스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면 프랑스 국채 매도물량이 나오면서 독일과 스프레드가 벌어지고 투자금 회수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되면 세계 금융시장은 다시 공황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주 증시에 대해서도 유보적인 전망을 내놨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주말 미국과 유럽 증시가 지표 호전과 공매도 금지 등의 영향으로 상승세를 보인 점은 긍정적”이라며 “다만 경기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느린 반등 흐름을 고려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표/지난주 증시 추이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