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지역냉방

여름철 남는 열을 활용하는 지역냉방은 전력 수요를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지역난방공사 분당 본사.
여름철 남는 열을 활용하는 지역냉방은 전력 수요를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지역난방공사 분당 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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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부터 지급된 지역냉방 설치보조금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이미 6월에만 9억원 가까이 소진됐다. 총규모 20억원으로 한 번에 보급 활성화를 기대하기에는 적은 액수였지만 업계에서는 지역냉방 보급 확대를 위한 홍보측면이나 여름철 전력 피크 감소를 위한 수요관리 차원에서 정부의 의지만큼은 충분히 엿볼 수 있었다는 반응이다.

 정부가 여름철 전력 피크를 잡기 위해 빼든 지역냉방 카드가 일단 양호한 출발을 한 셈이다.

 ◇전기먹는 냉방은 NO!=정부가 예상하는 올 여름 최대전력 수요는 작년 여름에 비해 7%이상 증가한 7477만㎾. 이는 한국전력이 공급할 수 있는 최대 전력량 7897만㎾의 94.6%에 달하는 수치로 전력 예비율은 5.4%에 불과한 상황이다.

 전력수요 급증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정부는 냉방기기 사용 급증을 주된 원인으로 꼽고 있다. 여름철 최대 전력 수요 발생 시간이 냉방기기 가동이 최대치에 달하는 2시에서 4시 사이라는 점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전체 전력 수요량 가운데 냉방이 차지하는 비율은 1729만㎾로 지난해보다 12.3%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체 전력 수요 중 23%가 냉방부문에서 소비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냉방은 여름철 전력난 해소에 기여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해결책으로 부상하고 있다.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열병합발전시설에서 나오는 온수나 냉수를 건물이나 공동주택에 공급해 냉방을 하기 때문에 전력을 생산하는 동시에 전력 수요를 감소시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이와 같은 장점을 살리고자 20억원의 지역냉방 설치 보조금을 마련, 지난 6월부터 지급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실적과 전력수요 절감 효과를 살펴가며 보조금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지역냉방 흡수식 냉동기 1RT(냉동기 용량, 1RT는 3.52㎾)를 보급할 경우 1172㎾의 전력피크 부하를 줄일 수 있고 발전소 건설을 위해 드는 비용 중 164만원 정도를 절약하게 된다. 정부 계획대로 2013년까지 공동주택 3만호와 건물 1208개소에 지역냉방이 보급되면 전력피크부하 감소효과는 32만7000㎾ 이르고 이로 인해 약 4600억원의 발전소 설비투자비를 절감할 수 있다.

 ◇경제성 확보가 관건=다양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지역냉방의 보급은 아직까지 미흡한 실정이다. 현재까지 건물 532개소, 공동주택 100여 세대에 공급된 것이 고작이다.

 전기를 사용하는 전기히트펌프(EHP) 방식, 가스를 에너지원으로 냉기를 만들어내는 가스냉방, 상대적으로 저렴한 심야전기로 얼음을 얼렸다가 낮에 사용하는 빙축열 등과의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공동주택에서는 에어컨이라는 절대 강자의 벽에 막혀 있다.

 특히 보급이 활성화돼야 할 공동주택에 지역냉방 공급이 미흡한 이유는 개별 에어컨 같은 전기냉방 방식에 비해 현재의 흡수식냉동기 시설투자비가 약 2배 이상 소요되기 때문이다. 공동주택 분야의 보급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지역냉방을 선택할만한 경제성이 담보돼야 한다는 답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가스냉방용 액화천연가스(LNG) 요금의 신설, 지역냉방 설치 보조금의 지속운영 및 예산확대, 지역냉방 공사비용의 분양가상한제 적용 등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제습냉방, 공동주택시장을 잡아라=지식경제부 과제로 한국지역난방공사가 개발 중인 제습냉방기는 공동주택시장에서 지역냉방 보급을 활성화할 기대주로 평가받고 있다.

 제습냉방방식은 공동주택의 기존 난방배관을 활용하기 때문에 설치비가 저렴할 뿐만 아니라 세대별로 설치하기 때문에 필요한 세대만 설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역냉방 방식이지만 에어컨 크기의 냉방기를 세대별로 설치할 수 있어 초기투자비 측면에서 기존 흡수식냉동기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제습냉방은 고온다습한 실내공기가 제습기와 증발 냉각기를 통과해 쾌적한 공기로 만들어져 실내에 공급되기 때문에 소비자만족도 또한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난방공사는 내년까지 공동주택 가구를 대상으로 한 실증을 완료하고 2013년부터 본격적인 보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안성일 지식경제부 에너지관리과장은 “제습냉방은 전력 냉방 방식과 비교했을 때 경제성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계획대로 지역냉방보급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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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수식냉동기 작동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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