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치 쟁점으로 떠오른 정보미디어부 신설

 민주당 정책위원회가 어제 고위정책회의를 열어 ‘정보미디어부’(가칭) 신설 추진을 발표했다. “과거 ‘정보통신부’의 21세기형 부활”이라고 덧붙여 정책 목표를 뚜렷이 드러냈다.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진흥기능을 맡을 행정부처를 다시 만들겠다는 얘기다. 현 정부가 정보통신기술(ICT)산업을 망쳐놓았다는 거센 비판 속에 민주당이 대안을 제시하면서 내년 대선을 포함해 정치 쟁점이 불가피해졌다.

 정통부의 ICT산업 진흥기능을 지식경제부·행정안전부·문화체육관광부로 조각낸 뒤 규제 기구인 방송통신위원회를 만든 한나라당과 정부는 민주당의 주장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특히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정부 기능·조직 개편을 진두지휘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당시 인수위는 “정보기술은 다른 산업과 만날 때 효과가 극대화한다”며 “전담부처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고 그대로 밀어붙였다.

 박 장관을 비롯한 정부와 여당 주요 인사는 겸허히 돌이켜 볼 때가 됐다. 의심할 바 없이 실패했기 때문이다. ICT와 다른 산업 융합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되레 사장될 지경이다. 심지어 방송산업계까지 비판 대열에 섰다. 한국방송기술산업협회는 어제 방송장비산업정책이 지경부와 방통위로 나뉘어 산업이 겉돈다며, 창구 일원화를 요구했다. 정부와 여당은 스스로 비우는 태도로 ICT 산업 미래에 걸맞을 정책기구를 찾아야 한다.

 ‘우정청으로 분리한 뒤 공사로 만들려던 정통부 산하 우정사업본부를 뜬금없이 지경부로 옮긴 것도 이참에 논의해야 한다. 우편 행정을 산업부처에 맡긴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당찮은 일이다. ‘정보미디어부’ 같은 곳에 두기 어렵다면 서둘러 우정청으로 승격하는 게 이치에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