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어제 법인세 인하 등 감세 정책을 유지할 뜻을 밝혔다. 주변 경쟁국을 포함한 세계 흐름이 그렇다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부자감세’ ‘재정 위기 심화’ 등을 이유로 철회를 요구하는 반대론자의 목소리도 있지만 법인세 인하 방침은 이전부터 예정됐던 것이다.
청와대와 정부는 철회 압박이 심해지니 법인세 인하시기나 방식을 저울질 한다. 인하시점이 내년 이후로 가고, 최고세율 조정 가능성도 있다. 임태희 청와대 대통령실장의 지난 19일 발언을 보면 기계나 설비 위주인 임시투자세액공제를 폐지하는 대신에 고용 창출에 초점을 맞춘 세제 개편도 예상된다.
기업들은 법인세 인하 방침 유지에 안도하나, 임투세액 공제 폐지엔 마땅치 않다는 반응이다. 재정위기 속에 ‘부자감세’ 논란이 번지자 말을 아낄 뿐이다. 감세 논란이야 늘 실효성을 놓고 찬성과 반대가 엇갈리게 마련이다. 차분하게 공감을 넓혀가는 토론이 답이다. 이렇게 해도 시원찮을 판에 당과 정부가 불협화음을 빚는다. 손발이 맞지 않으니 토론이 아닌 정치 문제로 번진다. 정권 후반기 국정 차질 우려의 한 단면이다. 법인세 인하만큼은 당·정 혼란이 있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