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장세다.
하루 뒤는 물론, 오전 오후 장이 어떻게 바뀔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
주식시장이 하루는 무너졌다, 하루는 올랐다를 반복하면서 투자자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손실액을 감당하지 못해 자살을 선택한 투자자도 몇몇 나왔다.
그러면서 난데없이 이상한 분위기가 튀어나왔다. 주식시장이 국민 경제 흐름을 더 위험하게 만들고, 선량한 사람을 벼랑으로 내몰고 있다는 식의 인식이 그것이다. 심지어 주식 거래를 좀 더 편하고, 쉽게 만든 스마트폰이 더 많은 사람을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최근 우리나라 증권활동 계좌수는 1862만5144개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 사태가 세계 증시를 강타하면서 충격이 가해진 이달 들어서만 13만3144개가 늘어났다. 거래일마다 1만개 이상씩 계좌가 급증한 셈이다.
중복계좌를 빼면 우리나라 총 경제활동인구 2448만명의 76%가 주식거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렇듯 주식은 우리나라 개인 금융활동의 핵심 시스템이자, 자금유통 시장으로 자리잡았다.
그런데 참여자 상당수가 큰 손실을 봤다고 해서, 그 손실을 떠안기 힘들어 자살한 사람이 나왔다 하더라도 그것은 시장 자체가 야기한 문제가 아니다.
주식으로 인해 발생한 손실이 마치 시장 자체에 있는 것처럼 책임 지우는 것은 완전히 잘못된 접근이다. 이는 ‘익사의 위험이 있으니 해수욕을 하지 말라’는 것이나, ‘추락사의 위험이 있는데도 등산을 하는 것이 문제’라는 것과 같은 논리전개다.
우리나라는 주식이 큰 이익 또는 손해를 낼 수 있는 ‘투자’라는 사회적 인식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누구나 쉽게 큰돈을 벌수 있는 곳으로 착각한다. 번번이 깨지면서도.
주식은 전적으로 개인이 선택하고, 결정하는 구조에서 움직인다. 시장 책임론은 쓸 데 없다.
이진호 금융팀 기자 jho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