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데이터 트래픽 증가량이 심상치 않다.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시작한 2009년 말과 비교해 증가율은 다소 주춤하지만 절대적인 트래픽 규모는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에 설비투자 규모는 평균 증가율 수준의 제자리걸음에 그쳐 트래픽 증가 대비 네트워크 투자의 불균형 현상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이 추세가 지속된다면 앞으로 2~3년 내 통신사업자 네트워크 회선당 비용이 수익을 초과하는 ‘디커플링 현상’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SK텔레콤에 따르면 3세대(G)망 데이터 트래픽이 지난해 1월 147테라바이트(TB)에서 6월 5865TB로 1년 사이 40배가 급증했다. 1TB는 1024기가바이트(GB)에 해당해 6월 한달 기준으로 1TB하드디스크급 5800개 분량이 단일 사업자 통신망에서 오고간 셈이다. SK텔레콤 측은 “트래픽 규모가 1000TB를 넘어선 이 후에도 매 3개월 꼴로 2배씩 성장할 정도로 트래픽이 폭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KT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KT는 2009년 말과 2010년 말 모바일 트래픽을 비교하면 1년 만에 30배가량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도 절대적인 트래픽 규모가 늘었지만 여전히 증가율은 멈추지 않고 있다. 1월 1944TB에서 7월 3850TB로 거의 갑절가량 늘었다. 인터넷진흥원이 최근 발간한 ‘인터넷백서 2011’에서 인용한 전자통신연구원 내부자료에 따르면 2011년 국내 전체 모바일 트래픽은 1만8700TB로 거의 2만TB에 육박하며 내년에는 4만8000TB로 세 배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방통위는 이에 앞서 지난해 1월 449TB에서 올해 1월 5463TB로 약 11배가 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조사대로라면 2009년에서 2012년 3년 만에 국내 트래픽 규모가 100배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이는 전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높은 수치다.
반면에 통신사업자 설비 투자 규모는 평균 증가율에 그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조8500억원 규모에서 2조원을 투자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 5월 모바일 트래픽이 크게 증가하자 설비투자 가이던스를 2조3000억원으로 수정했다. 전체적으로 4000억원가량 증액한 셈이다.
KT도 전년 3조원에서 올해 3조200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조1400억원에서 올해 1조7000억원 정도로 6000억원가량 증액했지만 통신료 인상, 주파수 할당 대금 등을 고려할 때 쉽게 낙관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통신사업자들은 “트래픽 증가율을 감안할 때 신규 투자가 필요한 게 사실이지만 전체적인 경영 상태를 볼 때 여의치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네트워크 비용이 수익을 초과하는 ‘디커플링’ 상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나온 알카텔루슨트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2~3년 내에 통신사업자의 네트워크 회선당 비용이 수익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와 통신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유선은 오는 2014년이면 가입자당 매월 60달러씩 적자를 보고 무선 역시 2014년이면 매월 200달러 적자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통신업체들은 “데이터 폭발이라고 부를 정도로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이 늘면서 네트워크 비용이 매출을 초과해 투자 위축이 불가피하다” 며 “스마트폰의 폭발적인 사용 증가로 잦은 끊김 등 통신 품질 저하 대비책을 포함해 종합적인 통신망 전략을 수립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표> 스마트폰 가입자, 모바일 트래픽 전망 (단위: 만명, TB/월말 기준)
출처: 인터넷백서 2011, 인터넷진흥원
<표2> 통신사업자 투자 규모(단위, 억원)
출처: 각 사, 2011년은 가이던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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