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 기업문화가 강한 일본 열도에 스타트업(창업) 맹아가 싹트기 시작했다.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는 줄을 잇고, 자본 시장은 여기에 돈을 풀기 시작했다. 사무실이나 경영 컨설팅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도 활발하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일본벤처캐피털협회 회원사의 올해 1분기 투자 실적은 92억엔이다. 지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투자 규모 증가뿐 아니라 투자 경향도 바뀌었다. 어느 정도 성과를 낸 벤처에 투자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창업 초기 종자돈이 필요한 스타트업으로 눈을 돌리는 추세다.
가격비교 사이트를 운영하는 EC내비는 스타트업에 내년 말까지 10억엔을 투자할 예정이다. 투자 규모는 건당 100만∼1000만엔에 불과하다. 기술과 아이디어가 있는 스타트업이 문패를 달 정도의 금액이다. 사이버에이전트벤처스 역시 1000만엔 내외 자금을 20개 스타트업에 투자할 예정이다.
창업 준비생도 늘고 있다. 창업컨설팅업체 사무라이인큐베이터는 2008년 월 5건 수준이던 창업 상담이 올해 들어 40건을 웃돈다고 밝혔다. 이 회사 사카키바라 겐타로 사장은 “스타트업의 관심 시장은 주로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 관련 소프트웨어와 콘텐츠”라고 설명했다.
다양한 기업에서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선브리지는 도쿄와 오사카, 실리콘밸리에 거점을 마련, 일본 스타트업과 실리콘밸리를 연결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미국 스타트업과 기술 교류나 현지 투자자 물색이 뼈대다.
이토추테크놀러지벤처스는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노하우를 자사가 투자한 스타트업에 전수한다. 사가미하라 창업지원센터는 스타트업에 한화로 10만원 조금 넘는 돈만 받고 사무실을 임대해준다.
니혼게이자이는 최근 스타트업 특징으로 ‘해외 지향성’을 들었다. 앱스토어나 안드로이드마켓처럼 국경을 초월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장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무리한 기업공개보다는 인수합병을 적극 검토한다는 점도 주목을 끈다. 니혼게이자이는 미국식 스타트업 출구 전략이 일본에 상륙했다고 진단했다.
주요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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