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해를 대비한 시스템 덕분에 재가동을 최대한 앞당겼다.”
일본 반도체 기업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는 지난 3월 대지진으로 일부 반도체 공장이 피해를 입어 한때 생산이 중단됐었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이바라키현 나카 공장은 MCU 생산이 멈추면서 일본 자동차와 전자제품 업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를 낳았다.
그러나 예상보다 빠른 복구로 지난 6월 MCU 생산라인을 재가동했으며 300㎜ 시스템LSI라인도 생산을 재개했다. 여기에 외부 위탁 생산 물량까지 합쳐 르네사스는 오는 10월 말부터 지진사태 이전 수준으로 완전 회복할 전망이다.
생산물량을 빠르게 복구한 이면에는 르네사스가 채택한 ‘팹 네트워크’가 절대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는 지난해 4월 르네사스테크놀로지와 NEC일렉트로닉스가 합병하면서 설립됐다.
‘팹 네트워크’는 두 회사가 합병한 이후 프로세스 기술 통합을 위해 100일 동안 시행한 ‘100일 프로젝트’ 핵심 전략. 제조 공장과 설계 프로세스를 유연하게 운영하기 위해 다수의 시설에서 같은 제품을 제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르네사스 측은 “수요변화와 자연재해, 사고 등을 대비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된 것”이라며 “프로세스 기술을 통합해 나카 공장에서 제조하는 MCU와 아날로그, 전력기기 60% 이상을 여러 대체 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도록 대비했다”고 말했다.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 일본 내 웨이퍼 제조와 칩 생산 공장은 총 21개에 달한다. 해외에도 웨이퍼 제조 공장 1곳과 칩 조립 및 테스트 공장이 6곳에 달한다.
팹네트워크를 통해서 나카 공장 200㎜ 라인에서 생산되는 소자는 쓰가루와 사이조 공장, 글로벌파운드리스 팹에서 교차 생산할 수 있다. 또 나카 300㎜ 라인에서 제조되는 소자도 쓰가루와 사이조, 협력사인 대만 TSMC에서도 생산이 가능하다.
회사 관계자는 “팹네트워크를 통해 파운드리와 협력업체를 활용하는 한편 제조 관련 고정비용을 효율적으로 조절, 시장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이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