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난에 남몰래 웃는 기업은? `온라인 구직사이트 주가 폭등`

 경제위기와 실업난이 심해지면서 오히려 잘 나가는 기업이 있다. 구직관련 인터넷 기업이 주인공이다. 국가 신용등급 하락의 충격으로 미국 기업들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구직관련 인터넷 기업들은 상종가를 달리고 있다.

 31일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미국 실업률이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몬스터월드와이드와 링크드인 등 온라인 구직 사이트들의 주가가 치솟았다고 전했다.

 미국의 대표적 온라인 구직 사이트 몬스터월드와이드는 올해 스탠다드앤푸어스(S&P) 500 지수에서 가장 크게 주가가 오른 기업이다. 무려 21%가 올랐다. 링크드인 역시 지난 5월 상장 이후 6% 올랐다.

 멘로파크나 맨파워 등 구직 관련 사이트도 연초 대비 각각 2.1%와 1.9% 올랐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미국 주식시장도 공황상태에 빠졌던 사실을 감안하면 괄목할만한 수준이다.

 이들 사이트는 구인공고 등 예전부터 제공했던 서비스뿐 아니라 고객이 직접 온라인 네트워크에 자신을 등록해 최적의 직업을 찾아보는 기업용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성격을 띤다. 비상장기업인 온라인 구직사이트 싱 플라소의 라스 하인리히 CEO는 “경제 위기는 우리에게 호재”라며 “부채를 다 갚았을 뿐만 아니라 현금도 풍족해졌다”고 말했다.

 에버코어파트너스의 더글라스 아서 애널리스트는 “SNS가 온라인 구직 창구로 떠오르고 있지만 전통적인 사이트들도 아직 건재하다”며 “온라인 구직 비즈니스는 점점 더 상황이 좋아지고 수익도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구직 사이트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전례 없이 오르는 주가에 일부에선 거품 우려까지 제기하는 분위기다.

 윌리엄 블레어앤코의 팀 맥휴 애널리스트는 “경기 침체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이들 기업은 성장세를 보였다”며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의 우려에도 구직 사이트 주가는 더 치솟을 전망이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5일 노동절을 맞아 소기업 중심으로 고용안정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