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2011-기자수첩]소프트 파워는 `기술적`이지만은 않다](https://img.etnews.com/photonews/1109/176902_20110904133758_646_0001.jpg)
“정말 제품은 끝내줍니다. 그런데 콘텐츠는 비슷하네요.”
IFA 2011 행사장 국내 전자업체 부스를 찾은 유럽 유통기업 기업 CEO는 기자와 만나 한국 제품에 대한 소감을 묻자 이같이 말했다. 하드웨어 전장에도 ‘소프트 전쟁’이 본격화됐다. 품질 좋고 성능이 뛰어난 하드웨어에 초점을 맞출 법한 유통업체 CEO의 관점도 소프트 파워에 옮겨갔다.
이러한 시각은 애플이 아이폰과 함께 애플리케이션 생태계를 내놓으며 촉발된 변화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번 IFA에서 엿보인,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국내 기업이 콘텐츠와 생태계에 투자한 노력이 적지 않았지만 아직 외국 전문가의 눈에는 많이 부족한 모양이다.
이 CEO는 하드웨어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에 초점을 맞춘, 비교적 전문적인 시각을 제시했지만 일반 관람객은 또 다른 곳에서 소프트 파워의 부재를 말했다. “삼성과 LG의 부스는 제품은 좋은데 재미가 없다”는 이야기다.
우리 기업의 공세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일본 기업 소니의 부스는 첨단 제품을 전시하는 데만 초점을 둔 삼성·LG와 많이 달랐다.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조명 아래 스태프들이 연출하는 쇼는 환상 그 자체였다. 관객 발길을 오랫동안 부스에 묶어두는 데 아주 효과적이었다.
파나소닉은 삼성과 LG에 3DTV 관련 기술력은 뒤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자사 3DTV를 관객에게 어필하는 방법은 남달랐다. 부스에 실제 비치발리볼 경기장을 만들어 경기를 열고, 이를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해 즉석해서 3DTV로 보여줬다. 관객들은 눈을 떼지 못했다. 우리 기업이 ‘FPR’이니 ‘액티브 방식’이니 어려운 용어를 써가며 기술경쟁을 벌이는 그 현장에서 파나소닉은 이렇게 승부했다.
자동차용 오디오·비디오 생산기업 켄우드가 자동차를 ‘화끈하게’ 개조해 자사의 상품 특성을 극대화한 마케팅 방식도 돋보였다. 이 같은 전시 부스의 차이에 대해 삼성전자 한 임원은 “기술이 부족하니까 다른 마케팅 방법을 강구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하지만 인식하기 나름이다. 소비자의 선택이 반드시 ‘이성적’이지는 않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도 있다.
베를린(독일)=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