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인터넷과 소통해야 기업이 산다](https://img.etnews.com/photonews/1109/175176_20110905172155_139_0001.jpg)
안석우 임제 사장 aswpr@naver.com
정보통신 산업발전과 정보기기 사용인구 급증은 인터넷을 통한 상품의 여론 형성을 한층 어렵게 만들고 있다. 어찌 보면 기업의 통제를 이미 넘어섰다고 할 수 있다. 그 결과 기업은 미처 대처할 틈도 없이 막대한 피해를 당하기도 하고, 반대로 운 좋게 성공을 거두는 사례도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현상이 비단 기업에게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앞서 우리는 인터넷 영향이 사회전반에 엄청난 파괴력으로 발휘했던 전례를 본적이 있다. 현 정권 초기 미국과 쇠고기 협상 직후 벌어진 촛불집회가 그랬고 국내 최고 여배우의 자살 또한 이와 무관치 않았음은 잘 알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그라운드스웰(groundswell·큰 파도)’이라 부르는데, 이는 인터넷의 빠른 정보 전파가 마치 통제할 수 없는 ‘거대한 해일’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렇다면 이 같은 현상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이에 대한 대답은 아주 간단하다. 첫째, 소비자들이 인터넷에 기업 상품과 관련된 정보를 올리는 빈도가 늘어나고, 둘째, 제품정보가 인터넷에 의존하는 비중이 그 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다국적 홍보업체인 힐앤드놀턴커넥트(Hill & Knowlton Connect)와 인터넷 조사업체 리서치인터내셔널(RI)의 공동 조사를 보면 이 같은 현상을 단적으로 알 수 있다. 이에 따르면 경기 침체가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은 ‘현명한 소비’를 위해 제품구입 전에 온라인에서 20대(56%)부터 50대(43%)까지 거의 모든 세대의 소비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제품정보 및 사용 후기(리뷰)를 확인하는 등 소비자의 절반 이상(51%)이 인터넷을 참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소수인 ‘마니아 상품’의 경우에는 파워 블로거처럼 ‘인기 있는 소수’의 영향력이 지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반면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범용(汎用) 제품은 보다 다수의 네티즌들이 여론을 형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구매행동 패턴이 단순히 마케팅을 넘어 기업 전 부문에 작용해 기업 존폐에도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네티즌의 여론형성 과정이 기존 상식과 달리 롱테일 법칙(다수가 큰 영향력을 미치는 경우)과 파레토 법칙(소수가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이 공존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은 긍정적 정보보다 부정적인 정보가 치명적으로 작용한다. 실제 RI 조사에 따르면 네티즌은 기업에 부정적인 정보를 올리는 데 있어 집단적이고 꾸준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 중 52%는 사후 서비스를 통해 불만이 해결된 뒤에도 인터넷을 통해 계속 부정적인 정보를 올리는 것으로 나타나 위협이 되고 있다.
이제 기업은 부정적 사례의 최소화를 위해 네티즌과 친화적으로 소통하고, 네티즌 확산력이 강한 포털과 같은 비공식 통로 대신 기업과 고객이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우선 기업은 기존의 일방적인 제품홍보 방식인 ‘외치기(shouting)’에서 기업과 고객이 함께하는 양방향의 ‘대화하기(talking)’ 즉, ‘인터랙티브 커뮤니케이션(Interactive communication)’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
물론 기업에 있어 인터넷 소통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365일 모니터링 할 수도 없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어차피 기업은 변화된 시대환경에 적응할 수밖에 없는 존재다. 변화된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소통을 비용의 문제로 투자를 소홀히 한다면 그런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