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2세대(2G) 서비스 종료에 관한 연착륙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KT가 9월 말 서비스 종료를 추진 중인 가운데 방송통신위원회가 승인 폐지 여부 판단을 미루면서 사업자와 가입자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사업자는 더 나은 서비스로 업그레이드하려는 계획에 차질을 겪고, 가입자들은 서비스 해지와 전환 여부를 놓고 불안해하고 있다.
KT가 지난 7월 신청한 2G 서비스 폐지 승인안에 대한 방통위 판정은 추석 연휴 이후로 미뤄졌다. 지난주 방통위 전체회의에 상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으나 회의 안건에서 제외됐다. 방통위가 최종 의사결정을 못 내렸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지난 3월 KT가 2G 종료 계획을 발표할 당시 110만명이었던 가입자가 최근 4분의 1 수준인 30만명선으로 줄어들었지만 방통위의 고민은 여전하다. KT가 이용자 전환 노력을 충실히 이행했는지, 충분한 보호조치를 취했는지에 대한 판단이 어렵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충분한 검토를 거쳐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가운데 5일 최시중 위원장이 일주일 일정으로 해외 출장길에 올라 안건은 추석연휴 이후에야 다뤄지게 됐다. 공교롭게도 이날 담당 주무과장도 전보인사로 인해 교체된 터라 작업속도를 올리기도 힘든 상황이다.
KT는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KT는 2G 서비스를 제공 중인 1.8㎓ 대역을 4G LTE 용도로 활용할 방침이다.
이석채 KT 회장은 지난달 29일 주파수 경매 종료 직후 “오는 11월 1.8㎓에서 LTE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라며 “이에 앞서 9월 2G 서비스를 종료할 방안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2G 종료 승인안이 부결되거나 의결이 지연되면 4G 서비스 전략에 차질이 우려된다. KT 관계자는 “2G 종료 여부에 따라 차세대 서비스로 나아가는 로드맵에 영향을 받는다”고 전했다.
KT는 2G 종료 승인을 위해 기존 가입자를 3G로 전환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다만 이미 대부분 가입자가 방통위 승인 전에는 서비스를 종료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어 전환작업이 쉽지 않다.
일부 고객은 “KT가 정부 승인 없이 강제적으로 2G 서비스 해지를 요구한다”며 볼멘소리를 내는 등 사업자와 이용자 간 불신감이 커지는 상황도 나타나고 있다.
KT는 “정부 신규 투자활성화 정책에 적극 부응하고 차세대 서비스망으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2G 서비스 종료에 대한 정부의 조속한 승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우리나라처럼 2G·3G서비스가 각기 다른 기술방식으로 진화한 미국, 일본, 호주 등은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서비스를 종료했고 이용자 보호조치도 국내에 비해 미흡했다”는 게 KT의 주장이다.
KT 2G 서비스 가입자 추이 ※자료:방송통신위원회 (단위:만명)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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